[200112월호]

인삼공사의 성공사례

공채성과로 흑자전환

徐致榮(서치영) 사장, 홍삼명성 되살려

天蔘(천삼)은 하늘이 내린 명약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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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致榮(서치영) 한국인삼공사사장>

공사의 얼굴이 새로워졌다

한국인삼공사의 경영이 완전히 달라졌다.

단기간에 적자시절을 마감하고 흑자시기로 접어들었다.

세계적 명품(名品)인 고려홍삼의 대외적 명성도 다시 급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행여 일반인삼과 유사하게 취급될까봐 최고급화로 차별화전략을 펴고 있다.

최대 수요시장인 홍콩과 대만의 세관원들을 초청, 가공공정을 보여주며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고려삼(高麗蔘)의 전통을 직접 확인토록 했다. 그만큼 확신과 자신이 있다는 경영혁신의 표현이라 믿어진다.

한국인삼공사의 공채(公採)사장 서치영(徐致榮)씨는 공기업 경영혁신의 성공사례 발표자로 불려 다닌다. 경영관련 세미나의 연사로 자주 초빙되고 유명그룹 CEO를 상대로 하는 경영혁신 사례발표회도 자주 갖는다.

경영은 곧 사람이다라는 평범한 사실을 검증시켜준 인물이기도 하다.

서 사장은 인삼공사의 경영혁신은 상품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낮춘다. 전문경영자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음은 널리 알려졌지만 짧은 기간에 자신의 능력만으로 적자를 흑자로 반전시켰다고 자부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고려홍삼이라는 탁월한 상품을 가졌기에 기본적인 경영혁신과정을 거쳐 인삼공사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홍삼 가운데서도 최고의 영약(靈藥)에 가까운 천삼(天蔘)이 있기에 인삼공사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천삼이란 이름 그대로 하늘이 내려준 인삼이라고 극찬한다. 다만 천삼은 전체 수매량 가운데 겨우 0.3%가량 나올까 말까한 희귀한 보물이라는 점이 아쉽다는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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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내린 영약이라 자부하는 천삼>

公採에 뽑혀 다니는 전문 CEO

서치영 사장은 너무나 유명한 공채전문 사장이다.

94년도 언론보도로 화제가 된 대웅제약 공채사장 1호가 바로 서 사장이다. 당시 대웅제약은 사장을 공채로 모집한다는 광고로 화제를 일으켰고 서 사장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그토록 경쟁이 치열했던 공채에서 뽑혔느냐고 유명해 졌었다.

정부가 인삼공사를 분리시킨 후 첫 사장 공모에도 유명인들의 경쟁이 심했었다. 지난해 3월 서 사장이 인선위원회와 재경부의 심사를 거쳐 공채확정이 발표됐을 때 한번 더 유명해 졌다. 당시 정덕구(鄭德龜) 재경부 차관이 첫 대면좌석에서 당신이 그토록 유명한 서 사장이요라고 놀라는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는 소문이다.

서 사장의 경력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는 1965년 고대경영학과 졸업 후 당시 삼성물산과 함께 최고 명문기업이던 삼호그룹에 입사하여 한창 피어나다가 한국 IBM 전무로 옮겨 경영솜씨가 돋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 88년 삼성SDS 초대사장으로 스카웃 되고 대웅제약 공채사장, 해표 유니레버 사장, 외국계와 합작사인 한국폴 주식회사 사장을 거쳐 993월 인삼공사 초대사장으로 공채 되었다.

인삼공사는 일반 기업과는 달랐다. 정부가 시어머니로 행세하고 있으니 전문경영자가 마음대로 의사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감독관청이나 정치권 등에서도 공기업 경영에 대해서는 불쑥 한 마디씩하고 싶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공채전문 서 사장은 성과계약을 맺고 취임했으니 경영성과를 올리는 것이 정부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는 소신으로 뛰었다고 설명한다.

결과는 첫해에 37억원, 다음해 428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인삼공사의 흑자경영은 금방 소문이 퍼졌다. 재경부도 좋아했지만 재계에 소문이 퍼지자 서치영이 어떤 인물이냐는 궁금증이 다시 확산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는 초청되는 모임에서 평범한 경영혁신론으로 인삼공사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 할 뿐이다.

그렇지만 실제 내용은 딱 부러지게 명쾌하다. 경영은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비결 아닌 비결이다.

다만 그것은 뜻이 있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비결인 것이다.

비용절감에 저항은 있는 법

인삼공사의 경영혁신이 조직과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은 물론이다.

원료인삼은 계약 재배이니 손 댈 여지가 없었지만 조직감축과 아웃소싱으로 원가를 줄이고 비용관리에도 칼질로 대폭 줄여냈다.

인삼공사가 아니래도 할 수 있는 혁신이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원료로부터 제품수율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었다. 수율 52%67%로 끌어 올렸으니 엄청난 혁신이었다.

공정개선을 통해 매출손실을 줄이고 상품가치는 높인 것도 곧 성과였다

구매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개입찰로 전환한 것이 획기적이었다. 수의계약은 극히 예외적으로 제한했다. 오랫동안 관청체질로 굳어온 공사의 구매를 공개입찰로 바꿀 때 저항이 없을 수 없었다.

이를 참고 견뎌내는 것이 공채사장의 몫이었다.

서 사장은 홍삼을 선전하기 위한 옥외광고가 기대효과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과감하게 줄였다. 공항과 철도와 전철역 등 3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조리 계약만료를 이유로 중단시켰다.

옥외광고는 비용이 크기도 하려니와 일종의 이권으로 해석되어 힘있는 청탁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상식이다. 서 사장은 이를 잘 알면서도 경영을 위해 계약을 종료시킨 결단을 내렸다.

당연히 압력이 있고 나쁜 소문이 생길 수 있었다. 이 또한 공채사장이 감당해야 할 고비였다.

경영이란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올리면 제물에 이익이 창출되는 법이다. 공기업 경영혁신을 책임진 사람이 기업을 관청체질에서 이익중심의 시장체질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치영 사장이 인삼공사의 경영을 혁신한 것은 바로 이 같은 과정을 무리 없이 이겨냈다는 뜻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해낸 것이 바로 서 사장이었던 것이다. 다만 노조가 그의 경영혁신에 긍정적으로 따라 준 것이 무엇보다 행운이자 복이었다는 소감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고작 0.3%天參의 신비

서 사장은 고려홍삼 예찬론으로 인삼공사의 미래를 낙관한다.

홍삼은 귀족풍(貴族風)의 영약으로 설명된다. 수삼, 백삼이 있고 홍삼이 있지만 고려홍삼은 하늘이 우리에게만 내려 주었다.

세계시장에서 당 고려홍삼이 12달러인데 비해 중국산 인삼은 고작 6?7달러, 미국산은 27달러, 캐나다산은 10달러선으로 비교된다.

홍삼 가운데서도 10, 15지의 천삼(天蔘)6g2천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름그대로 귀족이다.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구할 수 없다.

일본이나 중국사람들이 이를 최고로 꼽아 유명 기업인들이 선물용으로 주문하지만 전량은 공급하지 못한다.

서 사장은 원료삼 수매량 중 고작 0.3%에 불과한 천삼의 수율을 좀 높이자는 유혹이 있지만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한다.

홍삼의 대외적 공신도를 더욱 높여 가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자 고려삼의 미래라는 소신이다.

홍삼은 6년근()을 찌고, 말리고, 손질하는 최대정성의 작품이다. 인삼이 4년쯤이면 30%가 제물에 죽게되고 5년째도 그만큼 줄어진다. 그리고 6년째면 최고의 함량을 축적하게 되어 6년근에서 천삼이 가려진다.

천삼은 내공이나 내벽이 전혀 없는 철두철미한 함량 덩어리이다. 인삼효과가 영구 보존되는 상태가 홍삼이다.

원료삼은 농가와 계약에 의해서만 조달되며 농약이나 비료를 전혀 사용치 못하게 규제한다.

그 대신 수매가격은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올려주어 생산농가가 믿고 따르도록 관리한다.

인삼공사는 이 같은 원료재배에서 수매와 가공 포장 과정까지를 공개하고 대만과 홍콩 관계인사들을 초빙하여 확인시켜주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그렇지만 중국 등지에서 자꾸만 모방품을 내 놓고 있어 걱정이라 하소연한다.

겉으로 보기엔 매우 유사하지만 내용을 검색하면 전혀 흉내도 못내는 가짜가 고려홍삼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으니 어쩌면 좋으냐고 묻는다.

현대과학이 홍삼효능 규명

인삼공사는 고려홍삼을 지키고 인삼의 효능을 더욱 철저히 규명하기 위한 인삼연구에 연간 6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인삼연구는 끝이 없다. 연구할수록 신비하고 자랑스럽다. 비록 약품이라 선전하지 않고 식품으로 분류하지만 거의 만능의 명약이라 할 만큼 효능이 뛰어난다.

인삼공사가 이를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연구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인삼연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74년 서울에서 있은 제 1회 국제인삼 심포지엄을 계기로 인삼이 지닌 유효성분과 효능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 그리고 80년 초에는 홍삼의 특이성분이 밝혀져 약학, 의학, 생물학적으로 각국 학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지난 95년까지 인삼연구와 관련된 논문과 특허가 놀라울 지경이다. 생물화학관련 논문 39백편을 비롯하여 의학관련 25백편, 농업생물관련 22백편 그리고 특허출원 888건에 달한다.

그동안 고려홍삼의 효능에 관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무려 9가지 항목에 달한다.

항 당뇨작용,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에 대한 효능, 신체조절기능, 지구력 증진효과, 신경세포 보호작용, 혈액순환 촉진효과, 성 기능 장애개선, 항암작용, 면역기능 증진효과 등이 현대과학에 의해 밝혀진 홍삼의 효능이다.

신체조절기능 활성화 특효

고려홍삼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고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물질도 밝혀졌다.

한국 인삼연초연구원에 따르면 고려홍삼에서 추출된 사포닌 분획물과 순수 분리된 진세노사이드는 당뇨의 유해물질의 처리로 생기는 실험적 당뇨병에 대해 혈당감소 효과와 각종 당대사 효소의 활성을 조절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홍삼에는 혈압의 저하작용과 상승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이 함께 들어있다. 홍삼 분말을 장기간 복용하면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일본 야마모토 박사팀에 의해 조사되었다.

러시아의 약리학자는 홍삼에 신체조절 기능이 있음을 밝혀냈다.

체내 조절계는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로 나눠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들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항상성’(Homeostasis)이 입증된 것이다.

홍삼에 피로회복과 지구력 증진효과가 있음은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고려홍삼을 복용한 후 수영시간의 연장효과와 피로회복 촉진효과가 함께 조사된 바 있다.

운동 후 간의 글리코겐 함량 감소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야간근무로 생리적 리듬이 깨어져 시달리고 있을 때 홍삼을 투여하여 정서회복 효과를 밝혀낸 것이다.

홍삼 추출물은 기억력과 학습력을 개선시키고 항 건망증 효과를 나타낸다.

사포닌 성분의 뇌중추 대사 촉진효과가 있고 뇌의 노화와 관련된 과산화 억제작용이 뛰어난다.

혈액순환의 장애요인을 개선하는 효과도 확인된 바 있다. 홍삼성분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항 혈전효능과 장기조직의 혈류 증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실험 결과 홍삼은 성 행동을 촉진하고 스트레스로 유발되는 성 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

홍삼의 항 스트레스 작용, 혈관 이완작용, 말초혈액 촉진작용, 항 우울작용 등 복합기능으로 해석된다.

홍삼 추출물의 지속적 투여는 폐선종이나 간암 등 종양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화학적 발암물질에 의한 종양 생성과정에서 종양발생을 예방 또는 종양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이다.

원자력 병원 연구팀에 의해 항암제 투여시 나타나는 면역 독성에 대해 홍삼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 사장은 이처럼 뛰어난 고려홍삼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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