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사들이 1분기 이후 속수무책 하락하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공력을 쏟고 있다.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26일 대신증권이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182억2500만 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지난 11일까지 한 달 반 동안 150만 주를 매입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주주가치 제고 차원으로 삼성증권과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으며 13일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과 700억 원어치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신영증권은 지난 14일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해 보통주 5만 주, 기타주 5만 주를 55억4500만 원에 취득하겠다고 공시했으며, 17일에는 키움증권이 405억5000만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주가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단기 수급 효과 긍정적

금융사들의 자사주 매입 배경은 지난 4월 중순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증시 때문이라는 풀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2분기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올해 기준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최고치인 지난 4월 16일 2248.63에서 5월 말 2041.74로 한 달 반 만에 10.13% 급락했다.

금융 관련 종목도 주가 하락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이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제 대신증권은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1만2050원에서 이날 1만3950원으로 15.77% 상승했으며, 메리츠금융지주와 신영증권, 신한지주도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각각 7.22%, 4.35%, 1.12% 올랐다.

자사주 매입을 막 시작한 키움증권과 하나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 공시 소식 발표일에 각각 1.82%, 0.54% 상승해 향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을 취득 예정 기간 대비 다소 빠르게 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과거 대비 50% 수준까지 상승 가능하다”며 “단기 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단순한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주가 추가 상승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 수급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은행업종 주가가 상승 반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자기주식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다”라면서도 “하나금융지주는 향후 비은행 강화, 인터넷은행 진출 등 수익원 다변화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통상 은행지주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또는 사후 작업으로 해석된다”면서 “M&A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단순 자사주 매입은 수급 악화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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