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신동빈 회장. (사진=롯데)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신동빈 롯데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이의 ‘형제의 난’이 2라운드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왔다. 최근 신 전 부회장이 화해의 제스쳐를 내민 가운데 이를 신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또 한번 '형제의 난'이 예상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안 제품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며 화해의 제스쳐를 보였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제출한 본인 이사 선임 안건은 주총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대립을 해결하고 앞으로도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1년 여 동안 신 회장에게 화해안을 제안해 왔다”며 “답변 기한으로 제시한 6월 말일까지 답변이 없다면 최대주주로서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경영 복귀를 위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란 암시를 보였다.

현재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의 대표 자격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주총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대표자가 그룹의 임원으로서 직무와 관련된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상황은 롯데그룹의 이념체계와 행동헌장에 대해 대표자 스스로가 위배하는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구체적인 향후 행동에 대해서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신 회장의 3심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28.1%)의 지분 '50%+1주'를 가진 실질적 소유주다. 최대주주로서 롯데홀딩스 주총을 소집하고 주주제안을 할 권한이 있으며 지분 구조상 언제든 다시 이사직에 도전할 가능성은 있다.

반면 주총에서 신 회장은 이사직에 재선임되며 ‘원톱’ 체제를 굳혔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 경영권 체제가 확고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일 롯데 분리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 가능성도 다시 거론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는 핵심 작업이다.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계열사는 롯데지주 지배를 받게 됐지만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이며 호텔롯데 지분99%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에 속해있는 탓이다. 따라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의 일본 주주 지분율을 감소시켜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시기는 정해진 바 없는 상황이다. 아직 신 회장의 3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것은 호텔롯데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최근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에 해외 호텔 사업의 핵심축인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26.89%를 426억여 원에 매각했다. 호텔롯데는 총 지분 64.8%를 확보하며 이 회사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롯데지주는 또 중간배당 계획도 내놨다. 출범 당시 배당 성향을 30%까지 확장하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 이다.

아울러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면세점의 사업도 최근 성장세를 타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화해는 경영복귀를 위한 꼼수"라며 "화해와 별개로 사적인 부분과 기업경영에 관한 사안은 확실히 구분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 상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시기를 정한 것은 없다"며 "기업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추진한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잡음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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