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불과 2년 만에 1000만 고객 돌파…흑자전환 1년 6개월만에 달성
-금융당국 흥행 위해 '편의점 은행'도 검토…인터넷은행 수익성에 기업들 고심만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카카오뱅크(카뱅)가 영업개시 2년 만에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독주체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 시기 출범한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대주주 교체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카뱅은 최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걸림돌이 상당부문 해소됐고 지난 1분기 소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카뱅의 독주체제가 완성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제3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두고 해법이 묘연해지고 있어 어떤 당근책을 들고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은행은 지난 11일 밤 기준 계좌개설 고객 1000만 시대를 개막했다. 이는 카뱅이 2017년 7월 27일 영업을 개시한 이후 2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카뱅은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천만위크’라는 요일별 이벤트를 마련해 고객들과 기쁨을 나눌 예정이다.

22일에는 카카오뱅크 1년 만기 예금의 2.5배인 연 5%(세전) 이자를 주는 예금(만기 1년)을 100억 원 한도로 판매하고 23일에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로 1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CGV 영화 티켓 1만장을 증정한다. 24일에 ‘26주적금’ 새로 개설한 고객에게는 만기 달성 시 쌓인 이자의 두 배를 주기로 했다.

또 25일은 5000달러 이하 해외 송금 고객에 한해 송금 수수료와 환전 비용을 모두 되돌려주는 '해외송금 비용 완전 무료' 이벤트를, 26일에는 간편이체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여명에게 나이키 에어맥스를 증정한다.

주말인 27일과 28일에는 이틀 간 하루 6만5000명에게 카카오T 택시 5000원 할인, 300원에 헤어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카카오헤어샵 쿠폰, 카카오페이지 5000원 캐시 쿠폰, 카카오이모티콘 등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이에 대해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난 2년간 카카오뱅크에 보여주신 고객들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카카오뱅크는 고객 중심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금융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카뱅의 경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이들은 지난 1분기 65억6600만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흑자전환까지는 3~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카뱅이 1년 6개월 만에 조기 흑자로 전환해 향후 사업 확장에도 청신호를 켰다. 특히 이들은 1분기 흑자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지만 관련업계는 2분기도 흑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실맺는 대주주 심사 카카오 주식 매입 준비완료

더욱이 최근까지 금융당국의 결정을 놓고 노심초사하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도 걸림돌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장밋빛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뱅크의 현 1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보통주 4160만 주를 현금 2080억 원애 매입하기로 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이달 말 끝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카뱅보다 일찍 영업을 개시했던 케이뱅크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시작부터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상영업을 위한 1조 원에 절반도 정도인 5000억 원 대의 자본금을 확보한 상태다. 고객도 카뱅의 10분의 1수준인 100만 명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올초 KT가 대주주가 되는 조건으로 추진하려던 5900억 원 유상증자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휴업인 상태다. 실제 케이뱅크는 일부 대출상품을 중단했고 예·적금 이자도 낮추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

여기에 올초 대규모 증자에 실패한 이후 급한대로 브릿지증자를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납입일을 한차례 연기했고 지난 12일 마감에도 불구하고 총 412억 원 규모에서 276억 원만 입금된 만큼 주주들 사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가 카뱅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제3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초 예비인가에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등이 도전장을 내밀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각 컨소시엄마다 약점이 지적되며 고배를 마신 것.

문제는 이들이 카뱅의 질주를 목격한 상황에서 재도전 할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우선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5월 불허 성적표를 받은 이후 컨소시엄 참여 주주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이 사실상 해체됐다.

인가 승인 탈락 이후 사업전략 수정 등을 두고 교류를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부 주주사들은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예비인가 신청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토스뱅크도 재 도전을 두고서는 아직 미적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략적투자자(SI)를 섭외해야 하는데 토스가 올초 신한금융지주를 내친 전력이 있는 만큼 영입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비 ICT까지 문호 넓혀…흥행 불씨 달군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기존의 정보통신기업(ICT) 중심에서 비 ICT기업까지 문호를 넓힐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모집을 공고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신청 접수를 하고 심사결과는 오는 12월에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대기업이 아니라면 모든 분야의 사업자가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해 최대주주로 주도해 나갈 수 있다고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는 모든 비금융 주력자가 지분을 34%까지 소유할 수 있게 돼 있다. 다만 자산 10조 원이 넘는 대기업은 ICT가 주력인 곳만 허용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전자제품 제조사 샤오미 등이 운영하는 인터넷은행 방식이나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운영하는 세븐뱅크, 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도하는 라쿠텐뱅크, 유통업체가 만든 이온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븐뱅크의 경우 한국은행 도쿄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인터넷은행 10개사 중 자산규모는 7위에 불과하지만 2017년 기준 순익은 253억 엔(약 2750억 원)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비 ICT에 대해 낮춘다 해도 도전장을 내밀 기업이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업계는 지난 1월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했던 소프트웨어업체 티맥스소프트,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트, 웨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끌어갈 만큼 자본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또 ICT를 중심으로 기대했던 혁신금융이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금융당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BGF그룹 편의점 은행에 관심…지주회사법 발목잡나

한편 최근 BGF그룹이 한국형 ‘편의점 은행’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사표를 던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GF 측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성을 반신반의하면서도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GS리테일이 이미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있고 코리아세븐도 앞서 3월 키움뱅크 주주로 참여한 전력이 있어 BGF 측이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BGF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고 지주사로 전환한 만큼 BGF그룹은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 보유와 관련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는 점이 발 옥을 잡고 있어 실제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안개속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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