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신남방정책 대장주 되나…오랜 준비 끝에 베트남 현지 국영 은행 지분 '확보'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좀처럼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KEB하나은행이 베트남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해외투자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올해 롯데카드 인수전, 키움뱅크 컨소시엄 참여 등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사업 확장에 목말라 있던 터라 이번 베트남 진출이 정체돼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2일 베트남 자산 규모 기준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BIDV가 신주를 발행하면 하나은행이 이를 종 1조249억 원에 인수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대표 국가인 베트남에서 KEB하나은행이 금융 한류를 본격적으로 주도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BIDV는 1957년 설립돼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 95.3%를 보유하고 있는 국영상업은행이다.

이들은 증권사, 리스사, 보험사, 자산관리회사 등을 거리고 있고 러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도 진출해 있다.

비엣콤뱅크·비에틴뱅크·아그리뱅크와 함께 베트남 4대 상업은행으로 꼽히는 BIDV는 베트남 자산규모 1위로 2018년 말 연결기준 총자산 규모 66조3000억 원, 순이익은 3809억 원을 시현하는 등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대출자산 70%이상이 기업대출인 BIDV가 성장성과 잠재력이 풍부한 소매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소매금융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

또 BIDV는 베트남 전역 1000여 개의 지점과 사무소, 5만8000개에 달하는 자동화기기(ATM) 등 방대항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어 KEB하나은행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영 지분 확보 큰 의미…현지 진출 초석 마련하나

이번 투자에 대해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해서 ”이번 투자 결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부분“이라며 ”1조 원이라는 금액이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국영 은행의 지분 15%를 확보했다는 것은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도 민영화를 준비하는 수순인 것 같다고 운을 띄우며 아직 추가 지분 확보 등에 대해서는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잘라말했다..

기대 효과에 대해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인 제휴와 협력은 좀 더 구체화해야 할 것 같다“면서 ”우선 BIDV ATM를 활용하는 부분 등 현지 금융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관계자는 배당 등은 당연히 이뤄지는 것이라며 ”글로벌 진출은 하나금융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향후 해외에서 수익의 40%까지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KEB하나은행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중 금융지주들의 해외 투자에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시중 은행의 베트남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은행이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1억3180만 달러(한화 약 1555억 원)로 전년 6100달러 대비 120% 가량 성장했다.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적극적인 현지 공략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966억 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2017년 470억 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주사인 신한금융도 지난 1월 진행한 베트남 푸르덴셜파이낸스(현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 지분 100%를 인수해 소비재, 자동차할부금융 등 비은행 부문을 활용한 카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시중은행 전방위 공략 나서…리테일 진출 서둘러

호치민과 하노이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적극적으로 현진 공략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여·수신과 수출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전담 조직을 결성해 온라인뱅킹 등을 활요한 리테일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호치민과 하노이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업금융과 함께 현지 리테일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9개 지점을 통해 리테일 고객 및 현지 고객으로 영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다만 이번 지분 투자를 두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투자효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1조 원이라는 금액이 적은 건 아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제시되지 않아 단순 배당을 위한 목적이라기에는 다소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또 ”큰 금액인 만큼 드러나지 않은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있을 수 있다“면서 ”우선 현지 소매금융 진출을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단계일 수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이 이번 지분 투자로 인해 상당 금액을 소진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왔던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에 뛰어들지는 미지수가 됐다.

KEB하나은행은 올초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혁신성 부족에 발족이 잡혀 외부평가위원회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더욱이 이후 관련 컨소시엄은 결과 발표 이후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는 10월 재신청을 받는 예비인가에 누가 다시 참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후 당분간 핀테크 업체인 핀크를 통한 4차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투자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면서 ”아직 마땅한 ICT업체를 찾지 못했다.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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