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놓고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KB금융이 격차를 좁히고 있어 양측의 신경전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신한금융은 M&A를 통해 타이틀을 재탈환한 이후 올해는 내실다지기에 돌입한 가운데 KB금융은 지난해 외형 불리기에 잠잠했던 만큼 올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를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실적공시를 통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9144억 원, 2분기 9961억 원의 순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2분기 연속 9000억 원대 순익을 시현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앞서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당초 증권업계는 신한금융 2분기 당기순이익을 9697억 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약 264억 원 가량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KB금융도 마찬가지다. KB금융은 올 2분기 9440억 원(11.6% 증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 18일 발표한 실적공시에 따르면 어닝 서프라즈에 가까운 9911억 원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 17.2% 상승한 수치다.

상반기 실적을 비교하면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1조9144억 원을 벌어들였고 KB금융은 1조836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실적 격차도 예상치인 1000억 원에서 776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 특히 양측의 격차가 1000억 아래로 내려오면서 하반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양측의 신경정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신한금융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그룹의 원 산한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원 신한 전략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출범한 퇴직연금사업부문(지주, 은행, 금투, 생명 4개사 겸직)을 통해 퇴직연금 분야에서 그룹의 역량을 집결해 고객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며 “지난 5월 2일 공식 자회사가 된 아시아신탁, 신한리츠운용, 그룹 GIB 사업 부분 등이 협업을 통해 개발-임대-상품화에 이르는 부동산 원 패키징 상품과 종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정책 보완, 비용 효율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제는 국내 리딩뱅크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그룹 경영회의를 확대 개최한 자리에서 “요즘 경영 환경이 예상치 못하게 돌아가는 만큼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리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올 하반기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국내에서 리딩뱅크 경쟁을 하는데 안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한금융은 2016년 해외사업 영업이익에 2326억 원이었지만 2017년 3252억원, 지난해에는 4755억 원까지 상승하며 신한금융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금융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2분기 경상적 순이익은 9320억 원 수준이라면서도 상반기 보수적으로 가졌던 대출을 확대하는 등 리딩뱅크를 탈환하기 위해 고삐를 당겨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일수록 견조한 실적을 시현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안전·우량자산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한정적 수익기반 확대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반기 취했던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확대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보수적인 여신 정책으로 KB국민은행 상반기 원화대출 규모가 2조2508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10조 원 가까이 대출을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신한은행은 올해 서울시 시금고로 지정되면서 대출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와중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는 보다 더 탄력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한 KB금융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의 기반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해 대출을 상반기보다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윤 회장은 지난 5일 각 계열사 대표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하반기 워크숍을 주재한 자리에서 혁신사례들을 공유했다.

특히 그는 하반기 핵심 사업으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서비스’를 꼽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9월 이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특히 윤 회장이 2005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은 경험이 있어 통신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금융과 통신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올해 유독 양 사가 잠잠한 M&A 시장이 리딩뱅크 타이틀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한 외형을 획장한 상태다. 반면 KB금융은 KB손해보험을 비롯해 KB증권을 인수한 이후 M&A시장에서 잠잠하다.

다만 올초 윤 회장이 생명보험사 인수에 대해 운을 띄운 상태여서 업황이 부진하지만 아직 반전 카드로 남아 있다.

신한금융 역시 오렌지라이프를 비롯해 아시아신탁의 잔여 지분 인수 문제를 남기고 있어 리딩뱅크 경쟁에서 유용한 카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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