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금융권을 비롯해 ICT(정보통신)업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카카오와 앙숙관계인 네이버가 미래에셋그룹과 손잡고 네이버페이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불할 형태로 분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설 법인명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로 자본금은 50억 원 분할 기일은 11월 1일이다.

네이버가 사업 분할을 예고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그룹이 물주로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새로 분할되는 회사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 발표후 이뤄진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11월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추진을 계기로 금융사업을 본격화하겠다”라며 “네이버페이에 축적된 트래픽·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안전하고 쉽게 아비하며 통합 조회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효율적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더욱이 한 대표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확을 내놨다. 그는 “260만 지역 중소 사업자의 서비스를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ᄉᆞᆫ시키는 등 오프라인 결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페이로 카카오에게 견재구 날리나

이 같은 네이버의 페이 사업 분할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뱅크까지 손에 쥐게 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로 시작해 가입자 2800만 명의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페이 월 이용자수는 1200만 명에 달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는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독주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결정으로 카카오는 이르면 오는 3분기에는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의 핀테크 및 기존 금융 시장까지 아우르는 위용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네이버는 국내 금융시장 진출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물론 이들은 국내를 제외하고 일본을 비롯헤 인도네시아 등 한국보다 금융규제가 비교적 자유로운 시장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진출 추진 등 적극적인 금융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국내 핀테크 사업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먼저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메신저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미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선점하면서 사실상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애플케이션 분석 업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사용시간 점유울에서 카카오톡(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기준)은 94%를 차지해 압도적인 사용량을 자랑한다.

더욱이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핀테크 시장에서 카카오의 성장을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메신저 시장 고전…핀테크 성장 걸림돌 되나

이에 반해 네이버는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네이버페이를 통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이용자는 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어떤 카드를 내밀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네이버는 건실한 재무구조와 함께 미래에셋대우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어 실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페이 분할회사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아직 투자 방법 및 금액 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안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번 투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전부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계열사들과 분담하게 된다. 아직 분담 비율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 투자들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분할 관련 방안은 오는 9월 20일 네이버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2016년 신성장펀드를 함께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17년 상호 지분교환, 올해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결제대금 선정산 서비스인 ‘퀵 에스크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참여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이미 일본 및 인도네시아에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국내 금융 규제를 비롯해 사업성을 고려할 때 ‘관심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심없다는 은행업…러브콜 외면하기엔 아쉬워

다만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흑자전환하며 사업을 주도하고 있고 핀테크 사업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은행업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진출을 놓고 네이버가 고민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 측은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민다면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인터넷은행진출에 목말라 있는 신한금융지주도 네이버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네이버의 진출 결정만 내려진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다크호스로 급부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측도 등장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월 1000만 이상 결제자와 축적된 데이터의 깊이는 다른 핀테크사와 다른 핵신 차이"라며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타 페이 서비스와 파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네이버파이낸셜의 근본 경쟁력은 커머스 플랫품 기반의 금융사라고 보면 된다"면서 "은행어베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쇼핑 판매자에 대한 다양한 자금 지원, 구매자의 거래 편의성 강화 등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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