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내 국내 항공사의 일본행 탑승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여행 관련 종목 주가가 줄줄이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여행 수요가 급감한 데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여행객 및 예약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본 여행의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턴어라운드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하나투어는 일본 매출 비중이 높아 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7월 30일 이후 이날까지 약 1년간 종가 기준 7만5800원에서 4만3750원으로 42.28% 떨어졌으며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2만4550원에서 1만6400원으로 33.20% 하락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에 참좋은여행은 40.19%, 롯데관광개발은 42.82% 각각 떨어졌으며 노랑풍선도 지난 1월 30일 상장 첫날 종가 대비 49.78% 하락했다.

특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이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발표된 지난 1일 이후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17일 4만2400원으로 52주 신저가까지 떨어진 이후 26일에는 장중 4만900원까지 하락해 7거래일 만에 52주 신저가를 재경신했다.

모두투어도 마찬가지다. 모두투어도 지난 22일 1만67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이후 25일 1만6700원, 26일 1만6550원으로 일주일 만에 3번이나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성수기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여행업종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일본 여행객의 감소를 꼽았다. 지난 1일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일환으로 일본 여행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일본 여행 취소 및 예약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5일 위메프 투어에 따르면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이 5배까지 급증했다. 전체 국제선 항공권 환불 건수에서 일본행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4주 차에는 9%였으나 7월 1주 차에는 15%, 2주 차 36%, 3주 차 44%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 차에 전체 예약 건수 가운데 25% 비중을 차지했으나 7월 3주 차에는 10%까지 떨어졌다.

7월 4주 차 하나투어의 일본 예약 일 평균 인원수도 평균 1200명에서 400명으로 약 70% 줄었으며 모두투어도 이번 달 들어 신규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가량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하나투어는 일본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일본 현지 지사에서 호텔·면세점·버스 사업을 영위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50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가는 하나투어 캡티브 수요의 비중은 약 60%로 일본 여행객이 많을수록 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광래·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홈쇼핑에서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광고가 취소되고 SNS에서 일본행 비행기 예매 취소를 인증하는 등의 모습이 최근 연출되고 있다”며 “일본 노이즈로 주가가 추가 하락해 반일 감정이 7∼8월 예약률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한 이후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일 관계 악화로 국내 반·일 감정이 증가하면서 일본 노선의 부진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 노선의 회복 가능성이 확인돼야만 주가도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하나투어에 대해 그는 “경쟁사 대비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여행)에서 높은 일본 노선 비중과 주요 자회사 하나투어 재팬(Japan)의 실적 감소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나투어의 하반기 실적도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의 주가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매크로 환경이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데다 7월 초부터 한·일 관계 약화로 또다시 일본 수요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 것이 치명적”이라며 “실제로 다수의 일본 상품이 취소됐고 신규 예약 또한 더딘 상황으로 올해 말까지 빠른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모두투어에 대해 “모두투어의 일본 매출은 약 14% 수준으로 꽤 많이 낮아진 반면 동남아, 유럽 비중이 유의미하게 커졌다”며 “3분기 패키지 예약증감률 대비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타사 대비 선방하고 있어 추가 하락보다는 더 좋은 매매기회를 준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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