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보험업계가 업황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잇단 손해율 악화를 개선하고 못하고 있는 손해보험사 업계가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보다 장기 인보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간 인보험 시장 역시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선두자리를 수성하고 있었지만 최근 5위 메리츠화재의 반란으로 인보험 시장만큼은 양사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더욱이 보험대리점(GA) 대결로 압축되면서 GA에게 지급되는 시책을 놓고 눈치싸움이 팽팽히 이어지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기 인보험 신규 판매액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박빙의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1·3·4월 1위를, 메리츠화재는 5·6월 추월하며 선두자리에 앉았다.

장기 인보험은 암·치매·어린이보험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사람(人)의 질병·재해 보장에 집중하는 상품을 말한다.

최근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물(物) 보험에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인보험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간 인보험 시장 역시 대형보험사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국내 어린이보험을 처음 도입한 현대해상을 비롯해 업계 1위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이 전통 강자로 꼽혀 왔다.

하지만 업계 후발주자인 메리츠화재가 외부 판매조직인 GA를 적극 활용하며 점유율을 늘려 왔고 한때 경쟁사 보다 판매 수수료와 시책(비공식적인 추가 인센티브)을 지급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슬금슬금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대형사 모두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업계 5위라는 순위에도 불구하고 인보험 시장에서는 선두 자리를 넘나들 정도다.

이에 선두를 지켜온 삼성화재가 반격에 나서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삼성화재는 수익성을 관리하며 우량고객 중심으로 보수적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판매채널도 자체 판매조직(전속설계사)이 탄탄해 그간 GA에 별로 의존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올 초 들어 1위 수성에 나서면서 GA에 지급하는 시책을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이 허용하는 최대치(매출 대비 250%)까지 높였다. 또 보장금액을 높인 특판 상품을 게릴라식으로 판매하고 언더라이팅(가입 심사)도 상당 부분 완화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보험 시장은 자동차보험 등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소형사들이 주로 공략 하고 있다”면서 “최근 업황 악화로 대형사가 집중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전속설계사와 별도로 GA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결국 삼성ㆍ메리츠 양측 모두 시책을 어떤 수준으로 제공하는 지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보험사들은 GA 의존도가 높아지자 한때 시책을 두고 과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어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최근 200~250% 선에서 시책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시장 공략을 위해 시책에 대해 금융당국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책 및 판매수수료 등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GA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더욱이 대형사들도 GA의존도를 높여가는 추세여서 우수 GA 쟁탈전으로 이어질 경우 GA 지급하는 시책을 두고 과열 경쟁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출혈 경쟁 유발자’라는 논란에 시달렸던 메리츠화재가 지난 6월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별다른 위법사항을 지적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삼성화재의 맹공에 메리츠화재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충분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화재의 공세를 메리츠화재가 막아낼 지를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장기 인보험 초회보험료는 2016년 4900억 원에서 올해 590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손해보험사의 전통적인 주력 상품은 가입률이 모두 포화상태”라며 “눈길을 끌 만한 상품을 발리 내놓고 대대적으로 판매한 뒤 다른 상품으로 옮겨가는 ‘속도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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