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이은 악재로 투심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기업가치 회복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으로 지난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자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는 이날과 지난 8일 이틀에 걸쳐 총 26억 원 규모의 신라젠 주식 10만 주, 12만90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앞서 지난 6일 코미팜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진단 교모세포종 전이암 미국 임상이 지연됐다고 밝혀 하한가를 기록하자 양용진 코미팜 회장은 7일과 8일에 걸쳐 각각 코미팜 주식 8만 주, 5만 주를 사들였다.

이 외에도 남영훈 국제약품 회장의 아들인 남태훈 대표이사가 국제약품 주식 1만1793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으며 지난 7일에는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들이 보통주 1만57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진산 파멥신 대표이사 3466주,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548주, 서유석 제넥신 대표이사 1000주 등 경영진들도 각각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이어 다른 상장기업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류광지 금양 대표이사는 6거래일에 걸쳐 14만3034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으며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와 김경수 앤씨앤 대표이사도 각각 자사주 5만8812주, 김경수 앤씨앤 대표이사도 4만162주를 사들였다.

7일에는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이사가 자사주 2354주를, 문종인 한국철강 대표이사가 2만1409주를 각각 매입했다고 밝혔으며 6일에는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가 5만 주를, 5일에는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과 박영우 대유플러스 회장이 각각 2만9000주, 2만865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저가 매수 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보려는 목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현시점에서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가치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내 악화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에 “대외 악재가 커서 자사주 매입이 현재로서는 크게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보다는 주주 친화정책과 더불어 회사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주가가 반등할 경우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회사들이 자사주 매입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자사주 매입은 ‘장 내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법, 금융기관과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통해 주식 매입을 위탁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전자는 매수주문 수량 및 횟수, 가격 등이 정해져 있으며 3개월 이내에 목표 수량만큼 사들여야 한다. 상여금이나 포상용으로 직원에게 지급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매입 이후 6개월간 처분할 수 없다.

반면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은 보통 6개월에서 1년의 취득 기간을 두고 매매하는데 경우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이처럼 직접 매수하는 경우보다 자유롭게 주식 매집이 가능해 현재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통한 자사주 매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모두투어와 SBS미디어홀딩스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으며 지난 8일에는 인크로스, 픽셀플러스, 서린바이오, 제노레이 등이 같은 내용의 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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