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연 국내 첫 입국장면세점이 당초 예상 매출의 절반 수준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1조656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하반기에 기록한 반기 최고기록인 9조7608억 원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반면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은 지난 5월 31일부터 8월 8일까지 70일 동안 매출은 110억1200만 원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주류 58%(63억4600만 원), 향수·화장품 16%(17억3000만 원) 순이다.

앞서 정부는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에서 연간 965억 원 이상 매출(향수·화장품 626억 원, 주류 145억 원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 달 평균 80억 원 수준으로 현재 입국장면세점 2곳의 매출은 한달 평균 5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실제 입국장면세점에서는 주류, 화장품, 향수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여행객 소비 비중이 큰 담배가 제외된 데다 중소‧증견 기업 제품 비중을 일정 부분 맞춰야해 출국장면세점이나 시내면세점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낮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입국장면세점 면세한도가 600달러로 제한돼 고가 제품 판매가 어렵고, 운영주체가 중소‧중견 면세점이다 보니 대형 면세점에 비해 선불카드, 할인 등 마케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내에선 정부의 수요예측 조사가 제대로 안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5월 개장 당시 담배는 ‘되팔기’ 우려 때문에 판매 목록에서 제외된 바 있다. 판매 가격의 70%가 세금인 담배가 면세 상태로 대량 유입되면 국내 시장이 교란될 수 있고, 담배를 판매할 경우 입국장 혼잡도가 높아져 세관·검역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입국장 면세점은 여행객의 편의를 높임과 함께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시키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대표 면세품인 담배가 판매 품목에서 빠져서다.

실제 담배는 같은 기간 동안 출국점 면세점에서 매출 685억1000만 원을 기록하며 매출의 13% 비중을 차지하는 등 화장품, 패션 카테고리에 이어 품목별 순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만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업계내에서는 입국장면세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담배 판매와 면세한도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여행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내수 활성화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입국장면세점을 추진했지만 도입 과정에서 충분한 경제적인 사전 조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면세점 허가만 늘리는 방식은 선심성 정책일 뿐 결국은 경쟁을 부추겨 대형 면세점과 중소 면세점의 양극화만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오는 11월 까지인 입국장 면세점 시범 운영 기간동안 입국장 혼잡도, 세관·검역 기능 약화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 기간 동안 현상을 파악한 후 필요할 경우 담배 판매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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