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위스키 업계가 깊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브랜드 매각, 구조조정, 공장 정지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지난 2008년 284만1155상자(1상자=500㎖×18병)로 최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부터 내리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로 전년 159만1168상자보다 9만8709상자, 6.2% 줄어들었다. 2008년 대비 52.5% 수준으로 10년 사이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으며 부정청탁금지법, 주 52시간제 도입, 혼술 문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위스키업계 1위인 디아지오 코리아가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 국내 생산 39년 만으로 내년 6월 문을 닫는다. 지난 1981년 설립된 이천공장은 6만4000㎡ 부지로 2009년 디아지오코리아가 매각한 후 20년간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수출 및 군납용 위스키가 연간 150~200만 상자가 생산되며, 국내 판매용은 생산되지 않는다. 스미노프 제품은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됐다. 국내 군납용 윈저는 연간 1만 상자 가량이 병입됐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윈저는 국내 생산 시 더 높은 세금이 부과돼 모두 해외에서 병입돼 수입된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약 3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아울러 강남 사옥을 여의도로 이전했으며 회원제 매장인 ‘조니워커 하우스 서울’도 5년 만에 문을 닫는 등 자구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앞서 위스키 시장의 강자 중 하나인 페르노리카 역시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바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 초 희망퇴직을 받아 220여명이었던 정규직을 90여명으로 대폭 줄였다.

이러한 가운데 위스키 업계에서는 가격 인하라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다.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 주력 제품인 ‘임페리얼’ 출고 가격을 15% 내렸다. 임페리얼 스무스 12년(450㎖)의 출고가는 2만6334원에서 2만2385원으로, 임페리얼 스무스 17년 가격을 4만62원에서 3만4056원으로 조정했다.

골든블루 역시 지난 19일 출고가를 최대 30.1%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출고가가 2만6334원에서 2만4255원으로 7.9% 내렸으며 ‘팬텀 디 오리지널 17’, ‘팬텀 디 오리지널’, ‘팬텀 더 화이트’ 등 팬텀 3종 역시 출고가를 인하했다. 팬텀 디 오리지널은 4.2%, 팬텀 디 오리지널 17은 8.7% 내렸다. 팬텀 더 화이트 450㎖ 제품은 30%, 700㎖ 제품은 30.1% 인하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23일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윈저 12년(500㎖) 제품은 2만4288원으로 7.9%, 윈저 17년(450㎖) 제품은 7% 인하했다. W아이스 450㎖ 제품 가격은 8.5% 인하했으며, 330㎖ 제품은 4.4% 내렸다. W 시그니처 12, W 시그니처 17을 비롯해 프리미엄 위스키인 딤플 12년 등도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문화가 변화면서 위스키의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현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저도주, 맥주 등으로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며 시장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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