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체크카드(직불전자지급수단)를 직접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증권업계의 체크카드 발급 열풍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특히 이들은 선두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간편결제회사를 설립하기로 하자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및 카카오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핀테크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4일 한투증권의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등록심사 결과 큰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아 등록증을 내줬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이 직불전자지금수단 발행업을 등록하면서 2016년 SK증권을 끝으로 업계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가 싶었지만 한투증권이 전격적으로 등록절차를 마치면서 관련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투증권은 향후 비씨카드에 거래 승인, 가맹점 매입 관리 등 프로세싱 업무를 위탁할 방침이다.

한투증권의 이 같은 조치에는 미레에셋대우가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에 이어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을 등록하면서 위화감을 느낌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네이버-미래에셋에 맞서 카카오-한투금융지주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한투증권도 조만간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PG업 등록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은 독 최대주주가 바뀌는 롯데카드가 연말까지 증권사와 업무제휴를 종료한다고 알리면서 직접 발행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한투증권은 롯데카드, 삼성카드를 통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연계된 체크카드를 발행해왔지만 최근 롯데카드가 먼저 졔약 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룡 미래에셋대우 행보에 업계 위화감 

하지만 한투증권이 서둘러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에 나서는 이유는 한동안 잠잠했던 거대공룡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에 나서게 된 것이 자극제가 됐다.

한투증권은 앞서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통해 2015년 카카오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이후 같은 해 11월 카카오뱅크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후 2017년 4월 본인가를 획득하며 정식 출범했다.

특히 한투금융지주는 카카오의 지분해소 문제로 인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증권업보다 까다로운 은행법 적용까지 감수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내놓은 주식 계좌가 출시 3개월 만에 90만 여 개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핀테크 사업에 있어서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달리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6월 내놓은 네이버페이 CMA 계좌가 지난 7월 말 기준 1만1000여 개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젊은 세대를 끓어 않았다는 데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정일문 한투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계좌는 2030세대가 82%에 이른다”면서 “이렇게 모은 고객을 얼마나 진성 고객으로 만드느냐가 우리의 10년 후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며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이에 한투증권의 IT업계에 대한 투자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투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초기 출자금 1740억 원을 비롯해 지난해 3월까지 실시된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총 65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했다.

물론 늦어도 2020년 상반기까지 카카오의 최대주주 등극을 위한 지분조정을 거치면 일부금액은 돌려받게 되지만 향후 지속적인 제휴 상품 개발을 통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젊은층 내준 미래에셋대우 긴장감 팽배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그간 자체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와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 중이다.

우선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플랫폼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약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은 기존의 페이 업무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PG 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양사는 한투증권과 카카오가 내는 협업 시스템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플랫폼을 이용해 다양한 증권 상품을 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이 온라인 결제에서 오프라인 결제와 보험, 대출 등이 가능한 생활금융플랫폼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는 점에서 향후 카카오뱅크와 종합금융서비스 플랫폼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미레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016년 12월 1000억 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했고 2017년 6월에는 서로 50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략적인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특히 네이버가 확보하지 못한 금융 라이센스를 미래에셋대우가 해결함으로서 미래에셋대우는 한투증권의 핀테크 진출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다소 뒤 늦게 국내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어 다소 열세”라면서도 “하지만 양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선두 주자인 만큼 막강한 자금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단숨에 추월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한투증권과 카카오와의 연계 사업이 선점한 만큼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상반기 부문별로 선두차지…ROE 한투 승기잡아

더욱이 한투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경쟁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증권사의 투자은행(IB)관련 수수료 수익현황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인수 주선 부문에서, 한투증권은 매수합병 부문에서 선두에 올랐다.

지난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IB관련 수수료 수익은 1조6121억6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883억8000만 원 대비 2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수 및 주선 부문에선 미래에셋대우가 774억1000만 원의 수익을 올려 선두에 올랐다. 매수 및 합병 부문에선 한투증권이 669억2000만 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부분에서 한국투자증권은 18.5%를 기록한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5.4% 수준에 머물러 있어 양사가 효율성을 두고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금 8조 원의 커진 덩치에 비해 아직 효율화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한투증권은 자기자본 6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의 20.8%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8%대를 기록하며 수익 극대화에는 일가견을 나타내고 있어 수익성으로 미래에셋대우를 뛰어넘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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