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마니아 "국방TV 시청자 민의 제대로 반영·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조사"

▲ 국방TV 홈페이지

[ 최노진 기자 @ 이코노미톡뉴스 ] 국가 안보와 군의 자긍심, 활약상을 목적으로 설립한 국방TV의 특수성과 시청자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시청률 조사를 기반으로 국방홍보원 방송국에 문제를 지적한 한 국회의원이 국내 방송계와 밀리터리 마니아층의 웃음을 샀다.

오는 10월 '2019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은 "지난 3년간 국방TV가 구매한 해외 프로그램 금액이 국내 프로그램 대비 2배 가까이 높게 나왔지만, 시청률은 0.1%도 안 된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K모 의원은 2019년 9월 26일 언론에 전달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3년간 국방홍보원 국방TV 국외프로그램 구매 금액이 국내 프로그램 대비 2배 가까이, 시청률은 0.1%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방홍보원으로부터 받은 '2016년 이후 국방TV 프로그램 구매 현황' 자료를 인용하며 '국방부가 국내 프로그램 구매 금액 대비 국외 프로그램 구매에 2배 가까이 많은 예산을 사용했지만, 시청률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고 0.1%도 넘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7년 이후 국외 프로그램 구매 건수와 소요 예산 모두 국내 프로그램 대비 2배 가까이 많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미미했다'라며 '2018년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미국 전쟁드라마를 구매하면서 전년 대비 국외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방TV의 국내·외 프로그램 시청률은 0.1%에도 미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K모 의원은 '국방홍보원이 제출한 '2016년 이후 국방TV 자체제작 프로그램 현황' 자료를 보더라도 소요예산 대비 시청률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오히려 2016년 대비 2018년에는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 수와 시청률이 감소한 반면, 소요예산은 41억698만 원에서 52억4,083만 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K모 의원의 해석은 잘못된 조사에 의한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국방TV 핵심 시청자는 누구?

이 방송 관계자는 '우선 국방TV 시청률이 0.1% 밖에 안 된다고 K모 의원실은 밝혔지만, 해당 시청률은 객관성이 크게 떨어진다'라며 "이는 국방홍보원 산하 국방TV 주된 시청자가 누구인지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TV는 운영 목적이 국군 장병의 사기 진작과 국민의 안보에 대한 알 권리를 충족하는 데 있다"라며 "이러한 이유로 주된 시청자는 바로 현재 나라를 지키는 국군 장병이다. 그러나 시청률 조사에서 주된 시청자는 국군 장병은 배제됐다"라고 밝히고 "따라서 ㄱ 아무개 의원이 국방TV 시청률이 0.1%라며 지적한 내용은 국방TV의 설립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TV 국외(해외)프로그램과 국내 프로그램 제작 체계 잘못 이해

한편 현재 국방TV 편성표를 살펴보면 크게 해외 프로그램과 국내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우선 해외프로그램은 '세계 최강의 무기들 ' 시리즈, '환경을 지키는 특수부대 그린 캅스' 시리즈, '라스트 리조트' 시리즈, '아메리칸 오딧세이' 시리즈, '특수부대 스트라이크 백' 시리즈 등을 방송하고 있다.

국내 프로그램은 국방TV 최고 인기 프로그램 '위문열차'를 비롯해 '뮤직타임 락 드림', '토크멘터리 전쟁사', '첨단국가의 초석 방위산업', '본게임' 등이다.

여기에서 해외 프로그램은 주로 특수 부대 혹은 해외 군 관련 드라마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는 다큐멘터리 역사 전쟁 관련 프로그램이다.

반면, 국내 프로그램은 주로 스튜디오 내부에서 토크 형식으로 제작 중이다.

이는, K모 의원이 앞서 "국내프로그램 구매 금액 대비 국외프로그램 구매에 2배 가까이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라고 주장한 내용은 K모 의원이 방송에 대한 성찰과 전문 지식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유발케 한다. 왜냐하면, 드라마 형태의 해외 제작 프로그램은 단순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국내 저예산 프로그램과 비용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방TV 향후 비전은?

한편 K모 의원은 "장병들의 군 생활에 실용적인 콘텐츠 발굴 및 프로그램 편성이 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콘텐츠 산업 육성이 국가의 미래 전략산업인 만큼 국내 콘텐츠 활용을 높여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현재 국방TV는 제한된 인력과 예산 속에 나름대로 톡톡 튀는 개성과 정체성을 갖춘 국외 및 국내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선 해외 프로그램의 경우 국방TV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101공수사단 장병의 활약상과 애국심 그리고 전우애를 사실적으로 그린 미니시리즈를 편성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미국 HBO에서 2001년 제작한 미니시리즈로 제2차 세계 대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육군 제101공수사단 제506낙하산보병연대 제2대대 제5중대(Easy 중대)의 초기 창설 훈련부터 노르망디 상륙 작전, 벌지 전투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는 히틀러 별장인 독수리 둥지(Eagle's Nest) 점령 등 실제 중대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해 군 용사 외에도 상당수의 밀리터리 마니아층이 국방TV 시청률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프로그램의 경우 독보적인 인기 프로그램 '위문열차'는 국방TV 장수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현재에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과거 연예병사 제도가 있던 당시 비, 박효신, 세븐, 차인표, 현빈 등이 출연하며 이들을 사랑한 국내외 팬들이 국방TV를 찾아 본방 및 재방송을 통해 위문열차를 시청했다.

현재는 토크멘터리 전쟁사 및 본게임 등에 전문가가 출연해 재미와 군 역사 특유의 내용을 소개하며 군 장병 및 밀리터리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현재 국방TV는 공익 특유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려는 국방홍보원 관계자들의 높은 충성심과 달리 채널이 상당히 뒤편에 편성되어 있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실제 국방TV는 짧게는 100번대, 멀리는 500번대에 편성되어 있어 일반 시청자의 유효 채널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해 밀리터리 마니아들은 "국방TV 시청자 민의 제대로 반영·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조사 발표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국방TV를 좀 더 쉽게 접하기 위해서는 채널 배정을 좀 더 앞으로 당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우리와 더불어 국방 장병 가족들 역시 장병들의 활약상을 지켜볼 수 있도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송 여야 위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방송 편성 등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주기 바란다. "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들은 "오는 10월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위원(여야 국회의원)들의 상대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사와 해석 등으로 전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 아니라 현재 국방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손톱 및 가시는 무엇인지, 이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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