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형성억제 표적항암제와 메커니즘 <사진=에이치엘비>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신약 성공 소식에 14거래일 만에 약 200% 급등했다. 지난 7월 최저가와 비교해보면 석 달 새 729.36%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고공행진하는 주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자 금융당국은 주가 변동성이 큰 바이오·제약 종목에 대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에이치엘비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23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에이치엘비에 대해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2일간 주가가 40% 이상 급등했다며 이날 하루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에이치엘비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에이치엘비파워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9.98%(8650원), 29.84%(470원) 상승한 3만7500원, 204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연일 높은 상승세로 전일 하루 거래가 정지됐으나 거래 재개 후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에이치엘비파워도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여전히 에이치엘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7월 30일 2만18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LSK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위암 치료제 신약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주가에 타격을 입힌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리보세라닙의 약효가 입증된 임상 3상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2일 에이치엘비는 유럽종양학회를 빛낸 ‘베스트 오브(Best Of) ESMO 2019’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에이치엘비 측은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글로벌 3상 임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토대로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식품의약처(FDA)와 사전 NDA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에이치엘비 주가는 약 석 달 사이에 7배 넘게 올랐다. 특히 10월에만 6만400원에서 18만800원으로 199.34% 폭등하며 한 달 내내 독보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2조3698억 원에서 이날 7조943억 원으로 4조7245억 원이나 증가했다. 전일에는 장 초반 20만97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장중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17일 금융당국은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오·제약 산업 종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신약에 대한 안정성 논란, 기술이전 계약 체결·해지, 임상 실패에 따른 주가 급변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바이오·제약주는 임상시험 성공 여부 등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낙관적 전망을 막연히 신뢰하지 말고 면밀히 검토해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투자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바이오 업체는 개별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컸다”며 “여전히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업종이기에 편안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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