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 들어 신규 사업자 확대와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가 하반기 한일간 갈등으로 최고조에 달하면서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이러한 문제점은 올 하반기를 지나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판짜기도 쉽지않다는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LCC업계는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개 LCC는 모두 영업손실를 냈다.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 항공사들은 대외적인 변수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본격화된 일본 여행 보이콧 이후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노선의 수요가 급감했으며 장기화되고 있는 홍콩 내부 송환법 관련 시위로 인해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일본행 출국자 수는 지난 7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에 들어갔으며 9월에는 지난해보다 58.1% 줄어든 20만1200명을 기록했다. 홍콩으로 출국하는 내국인 수는 지난 4월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으며 9월에는 4만68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홍콩 등의 사태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여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오 국내 LCC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플라이강원이 첫 운행에 나선 가운데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도 내년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국내 LCC 숫자는 9개로 크게 늘어난다.

이에 항공업계는 일본을 대체하는 신규 노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부터 중국 옌지 등 10여개 노선을 추가했다. 에어부산도 중국 닝보 등 5개 노선을, 티웨이항공 또한 보라카이 등 4개 노선을 새로 마련했다. 에어서울도 중국 린이 노선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대만 가오슝 등에 일제히 신규 노선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할일전을 펼치면서 출혈경쟁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LCC가 그동안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라면서 "노재팬으로 일본행 관광객이 거의 사라지고 홍콩사태로 홍콩행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LCC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9곳이 넘는 LCC가 등장해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본불매 운동, 홍콩사태, 여기에 공급과잉 논란까지 이어지며 해법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LCC들이 일본노선을 최대한 지양하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노선을 발굴하고 있지만 LCC 특성상 원거리 노선을 늘릴 수 없어 기존 항공사들과 노선이 중복돼 출혈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내에서는 '공급 과잉' 문제가 심화돼 본격적인 항공업계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부진한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실제 미국의 사례를 살펴봐도 규제 완화에 힘입어 1978~1985년 118개의 신규 항공사가 설립됐지만,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 중 99개사가 사라진 바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최근 공급과잉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에 항공사가 9개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미국도 9개다"며 "아시아나가 힘들어진 것도 항공사가 많아지면서 시장 질서가 흐려졌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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