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공식 방문하면서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특히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 관련 업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발성 상승에 그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왕 위원은 이날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왕 위원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이동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다음 날인 5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왕 위원의 방한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는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실제 지난 29일 왕 위원의 방한 소식에 화장품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화장품이 29.83% 상승했으며, 토니모리 12.25%, 제이준코스메틱 6.21%, 에이블씨엔씨 3.34%, 코스맥스 1.76% 등도 모두 올랐다. 중국 소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의 매출 증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지수는 지난주 대비 1.9% 상승했다”며 “중국 왕이 위원 방한에 따른 한한령 해제 기대감 상승, 면세점 호조 등 우호적 외부 환경 흐름에 따라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향 수출 규모가 늘어난 것도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서 발표한 11월 화장품 수출 잠정치는 4억9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중국향 수출이 41% 늘어나면서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화장품 업계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갖춰졌다면서도 지난해 말부터 한한령 해소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져 온 만큼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의 주가는 방한 소식으로 반등한 이후 다음 날 하락을 보이는 등 꾸준한 상승 사이클보다는 이슈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더욱이 인바운드 대표 채널인 면세점·화장품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체 관광객이 증가한다 해도 면세점의 핵심 수요인 리셀러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실제 관광객 수요가 컸던 일부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가 실제 단체 관광객 회복 등 구체적 조치로 연결된다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밸류에이션 회복이 예상된다”면서도 “면세·화장품·의류 업종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은 업태별, 업체별로 다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11월 화장품 수출은 중국향 수출 호조가 견인했지만 상장 기업 중 대중 수출이 견고한 곳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대중국 수요가 면세와 중국 현지에서 표출되는 대형사 및 유아용품 브랜드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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