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노사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생산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 대에 밑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속되는 노사 갈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회복도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노사 관계가 강대강 대치를 보이고 있는 곳은 르노삼성차로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에 맞서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벌인 뒤 새해 들어서도 2일을 제외하고 매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8일 새해 들어 첫 협상에 나섰으나 기본급 인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올해 들어 일부 직원이 돌아가며 1∼2시간씩 조업을 거부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측은 노조원이 70% 넘게 출근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평소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10일부터 부분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임단협을 둘러싸고 500시간 가까운 파업이 이어져 누적 매출 손실만 4500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 파업으로 닛산 로그 수출물량 생산과 선적에 차질을 빚었으며, 신차 XM3 출시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면서 회사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7만7000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보다 22.0% 감소한 실적을 냈으며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2019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4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진행된 19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마련된 합의안에는 근무형태와 연계한 잔업문제 해결을 위해 양측이 공동TFT 구성, 공동TFT에서 생산물량 만회 및 임금보전 관련 개선방안 마련, 사내근로복지기금 10억 원 출연 등의 내용이 추가로 담겼다.

앞서 노사는 지난해 12월 10일 소하리공장에서 진행된 16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 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격려금 150%+320만 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포함)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또 완성차 생산라인 근무자 사기 증진을 위해 라인 수당을 일부 올리는 안(S급 5000원 인상)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사회공헌기금 30억 원을 출연하는 안도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반대 56%(1만5159명)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노조는 이후 부분 파업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노사가 다시 마련한 합의안을 두고 오는 17일 소하리공장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한국GM은 창원공장에서 지난해 말로 계약이 만료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GM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 대해 작년 12월 31일부로 계약을 만료한 바있다.

이에 반발한 비정규직 지회 등 노동자 70여 명은 창원공장 안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한국GM은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 근무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키로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는 생산 공정에 정규직 노동자 300여 명을 투입, 당장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집행부를 교체한 한국GM 노조가 취임 직후 노조 소식지를 통해 "현재 노사관계는 완전히 파탄 났다"며 "GM의 구조조정 본질을 명확히 파악해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투쟁을 통해 생존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10년 전 옥쇄파업 사태 당시 해고한 노동자들의 복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쌍용차는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2018년 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 46명은 지난 6일부로 부서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쌍용차 측은 "회사 상황이 어려워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이들을 부서배치 하지 않고 통상임금의 70%를 주는 유급휴가로 전환했다.

이들은 사측의 조치에 반발해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 신청서를 냈다.

쌍용차는 "복직자들의 현장 배치가 미뤄진 점은 안타깝다"면서도 노사가 고용안정과 회사 미래를 위해 강도 높은 고통 분담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장 복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이 노사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산성이 줄어들면 구조조정을 하게 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원만한 합의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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