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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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자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악재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면서도 기업들의 펀더멘털 훼손은 없다며 시장의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41포인트(3.09%) 하락한 2176.7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20.87포인트(3.04%) 동반 내림세를 보이며 664.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53.93포인트(1.57%) 급락한 2만8535.80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1.84포인트(1.57%), 175.60포인트(1.89%) 떨어진 3243.63, 9139.31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는 7412.05로 전 거래일 대비 2.29% 하락했으며,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도 각각 2.68%, 2.74%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 역시 2.68% 내린 3677.84로 장을 마감했다.

사스·메르스 사태 흐름 비슷

다만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우려에 따른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과거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사태 완화가 확인되는 시점부터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질병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교되고 있다.

2002년 11월 사스 발병 직후 코스피는 12월까지 반등한 이후 3월 말까지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단 한국은 사스뿐만 아니라 새롬 분식회계, 카드채 사태, 북한 NPT 탈퇴 등 대내외 악재들이 중첩된 상황이었다. 오히려 한국 증시는 중국 정부가 사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자 상승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최초 발병 이후 질병에 대한 파악이 진행되면서 공포심이 제어돼 악재로써의 효력이 소실됐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메르스 당시에도 마찬가지다. 2015년 상반기부터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와 중국의 바오치 붕괴에 대한 우려가 형성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5월 20일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의 증가세가 가속화되면서 증시는 급락했다. 하지만 확진자 수 증가 속도 둔화와 더불어 반등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우한 폐렴은 중국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과 춘절 대이동의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치사율은 4% 수준으로 사스 9.6%나 메르스 34.5%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펀더멘털 중심 대응 권고

이와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시장에 대한 우려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우한 폐렴 이슈로 글로벌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단기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진 상황임을 감안할 때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2000년 이후 글로벌 감염병 공포가 경기 방향성을 바꾼 경우는 없었다”며 “최근 글로벌 펀더멘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중 무역 합의, 글로벌 경기부양정책 등이 추가적인 펀더멘털 개선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주식시장은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할 때 조정을 보이다 환자 발생 속도가 완만하게 느려질 때부터는 반등에 성공했다”며 “한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과 기업 실적, 춘절 이후 중국 정부의 행보에 대한 기대가 유입되며 조정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질병 발생 사례들을 참고해 볼 때 질병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에서 지표 및 증시의 회복이 진행되는 모습들이 확인되는 만큼 추세의 전환을 야기할 소재는 아니다”라며 “중국 관련주들에 대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털 여건들을 반영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전염병 확산과 자연재해는 변동성 장세를 야기했으나 결국 매수 기회로 작동했다”며 “시장 우려에 편승하기보다 전염 확산 여부와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를 모니터링해 과거 경험치와 유사점을 찾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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