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4·15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정치인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자 정치인 관련주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인연을 매개로 한 종목일 뿐이라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보수재건위원장)은 지난 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유승민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신정보통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1%(30원) 하락한 1270원으로 장을 마무리하며 전일 -7.80%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관련주로 묶이는 아세아텍 +4.33%, 티비씨 +3.07%, 국일신동 +2.69%, 성문전자 +1.53%, 태양금속 +2.76% 등은 상승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7일 종로 출마 선언을 하자 성문전자는 회장이 성균관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큰 폭 상승했으며, 아세아텍은 황 대표가 대구고검장을 역임하던 당시 만든 지역 기독교 모임에 대표가 회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며 관련주로 묶여 함께 올랐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되는 종목의 주가가 오르내리는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총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남선알미늄, 주연테크, 남화토건 등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남선알미늄은 이 총리의 친동생이 과거 계열사 대표이사로 재직했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이고 있으며 남화토건도 최재훈 대표이사가 이 전 총리와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남선알미늄과 주연테크 각각 -1.04%, -1.95% 떨어졌으며 남화토건도 -1.53%를 기록해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새해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 관련 주가도 등락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2일 안 위원장이 정계 복귀를 선언하자 안 위원장이 설립한 안랩과 관련주로 묶이는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등은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바 있으며 31일 창당 계획 발표에는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정치테마주는 기업 가치에 대한 별다른 뉴스가 없었음에도 특정 정치인들의 활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등락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는 학연, 지연 등 유력 정치인과의 인연을 매개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대 총선 관련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우려’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본질 가치와 동떨어진 채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테마주의 경우에는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정치테마주 현상의 재발과 그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해당 기업의 적극적인 해명공시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연구원은 본지에 “정치테마주는 특이한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도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 집중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2일 ‘2020년도 중점조사 계획’을 통해 “‘테마주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풍문 유포와 주가 이상 급등 현상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달 2일 “총선을 앞둔 정치테마주 등을 집중 감시해 불건전 행위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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