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이 줄줄이 적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신종 코로나) 유행으로 여행 수요가 얼어붙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노선의 악재로 편수는 줄어들고 신종 코로나 사태로 동남아지역까지 '오염지역'으로 묶이면서 선택지는 더 좁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발표에서 LCC 1~3위 모두가 적자의 늪에 빠졌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34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1조3761억원, 당기순손실은 362억원이다. 4분기 영업손실은 463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째 적자가 이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작년 3분기부터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홍콩 시위 등이 겹쳐 여행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악화된 환율 등 부정적 외부요인들이 업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연간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490억 원, 19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진에어의 경우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에어부산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른 LCC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의 사정도 상장사 4곳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절망적이다. 지난해 LCC 업계에서는 일본 여객 수요 감소에 대응해 중화권 노선을 확대했다. 하지만 현재 이 노선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 유행으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8곳(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포함)의 중국 운항 횟수는 올 1월 초 주 546회에서 지난 9일 주 162회로 급격하게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중국 본토 이어 홍콩과 마카오를 신종 코로나 오염 지역으로 추가 지정했으며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지로의 여행과 방문을 최소화해달라는 권고문을 발표하면서 여객 수요는 더욱 위축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제주항공을 비롯한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4개 LCC는 올 들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회사마다 최소 한 달부터 직원들이 원하는 기간만큼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중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는 이날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며 "위기대응을 위해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구조조정 바람이 더 거세게 불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나머지 LCC 중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을 제외한 티웨이항공,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부산은 M&A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CC 업계의 목표는 '무조건 살아 남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실제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LCC 9개는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