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받는 기생충 팀 [사진=연합뉴스]
아카데미 작품상 받는 기생충 팀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면서 관련주가 연일 강세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CJ ENM은 반짝 상승에 그쳐 전문가들은 미디어 부문의 회복 시그널이 주가 상승의 열쇠라고 전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8%(880원)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381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바른손이앤에이가 최대주주로 있는 바른손도 29.87%(1020원) 오른 4435원을 기록하며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인기에 농심 주가도 전일 4.46%에 이어 4.88%(1만2000원) 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하자 관련 종목 주가가 상승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넷플릭스는 4분기 투자자 레터에서 한국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한 데 이어 “또한 한국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했다는 것은 한국 콘텐츠의 유효 시장이 더 이상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은 재차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화가 증명되고 있어 콘텐츠 관련주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화정 연구원은 “‘기생충’의 해외 수출이 지난해 3분기부터 지속돼 온 만큼 ‘기생충’ 관련 실적 업사이드는 크지 않겠지만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에 유효하다는 점이 증명되는 만큼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글로벌 제작사로의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에이스토리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K-콘텐츠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K-팝, 글로벌 OTT를 통한 K-드라마가 성장의 주축이었으나 이번 아카데미 수상을 통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K-영화의 성공 기능성이 확인되며 K-콘텐츠의 저변이 또 한 번 확장됐다”며 “세를 확장해 나가는 한국 콘텐츠의 성장 모멘텀은 무궁무진해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CJ ENM, 업황 회복 먼저

다만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이날 약보합과 강보합을 오가다 0.92%(1400원) 내린 15만1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3.03% 상승했으나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CJ ENM은 광고주 이탈과 최근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 이슈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던 만큼 광고와 미디어 부문 회복이 우선돼야 현재의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기생충’이 북미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상영 중이기 때문에 티켓 매출 증가는 현재 진행형이며 수출 대상국 205개로 한국 영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부가 수익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CJ ENM은 기생충으로 추가 이익 기여 기대가 가능하지만 영화 부문에서 지난해 1·2·3분기 대비 4분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후술하는 광고시장 및 미디어 부문 회복이 리레이팅(주가 상향 조정)의 전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광고주 이탈과 내수 부진에 따른 광고 업황 둔화, 투표 조작 이슈 확대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면서도 “이번 수상이 주가의 방향성을 바꾸기에는 부족하지만 단기 모멘텀이 될 수 있고, 디지털 광고의 매출 비중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TV 광고 업황 회복 시그널이 나타나면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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