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일 관계 악화와 유가 및 환율 상승,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한꺼번에 겹친 위기 속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일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스타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냈다. 이에 공정위는 30일 동안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항공업계의 경쟁을 제한하는지 평가하게 된다.

또한 제주항공은 해외 시장 가운데 경쟁 제한성 평가가 필요한 태국과 베트남에도 기업결합심사를 곧 신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공정위의 심사가 끝나면 다음 달 말까지 잔금을 납부하고 이스타항공 주식을 취득, 경영권을 확보한 뒤 경영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지분 51%가량을 545억 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인수자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규모는 최대 2000억 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두 대형항공사(FSC)와 격차를 좁히고, LCC 2위인 티웨이항공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점에서 이번 M&A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2019년 국제선 여객점유율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22.2%와 15.3%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9.3%)과 이스타항공(3.3%)이 합쳐지면 12.6%가 되면서 아시아나를 사정권에 두고 추격할 기반이 된다.

항공기 보유대수도 제주항공 45대와 이스타항공 23대 등 총 68대가 되면서 보다 많은 노선에 탄력적인 운항 스케줄을 적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로 중장기 시너지 효과는 기대되지만 당장 코로나19 악재가 심각해 재무 악화 우려 등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LCC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제주항공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330억 원 적자를 냈다. 최근에는 임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실시할 만큼 힘든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의 사정은 더 어렵다.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전 직원 대상으로 최대 3개월까지 쉴 수 있는 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항공사는 지금은 중장기 구조조정 효과보다 당장의 재무 부담을 더 걱정해야 한다"며 "2월 우리나라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월대비 47%나 급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51%, 64%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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