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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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1년 더 미루면서 보험업계가 자본 확충을 위한 시간을 벌게 돼 한숨 놓게 됐다. 하지만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수익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여전히 빨간불이라는 평가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ASB는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IFRS도입 시기를 2023년을 1년 더 미루기로 합의했다. 이사회는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한국 등 14명으로 이뤄졌으며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통과됐다.

IASB는 “보험사의 전산시스템 개발 준비 등이 미흡하다”고 도입 연기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IFRS17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공표할 예정이다.

IFRS17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부채)을 가입 당시 원가가 아닌 시장 금리 등이 반영된 시가로 계산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금리 하락기조에서는 시가 평가 시 보험사들의 부채가 대폭 늘어나면서 요구 자본이 늘고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게 되면서 결국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도입 연기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가 수익률을 확보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면서 사업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간 벌었지만 초저금리시대 '직격탄'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2019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손해보험회사 순이익은 5조3367억 원으로 이는 2009년 3조9963억 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보험영업 손실이 확대하면서 전년 대비 26.8%(1조9496억 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냈다.

생명보험의 경우 순이익이 3조114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8%인 9185억 원 줄었다.

금리하락으로 보증준비금이 증가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24조4198억 원까지 늘어났다. 2018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처분이익에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되면서 투자영업이익도 전년대비 2115억 원 감소했다.

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2조222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1.7%(1조311억 원) 축소됐다. 특히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전체 손해율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등 평가이익이 올라 보험회사들이 보험영업 손실을 메꾸기 위해 금융자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험회사들의 총자산은 1238조9169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7.2%(83조6781억 원)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0.45%와 4.41%로 전년대비 0.19%포인트, 2.25%포인트 낮아졌다.

◇3중고 직면, 코로나19 사태 영업위축 '심화'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저성장·저출산·저금리 3중고에 직면한 어려운 경영상황에 최근 코로나19, 경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하로 보험회사 영업위축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속속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합종연횡을 통한 지각변동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등장해 인수 후보들과 막판 가격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DB생명도 매각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만 초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금융사들 매물이 제값 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서 금융사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제값 받기가 쉽지 않다”며 “금융권 생태계는 당분간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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