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 흔들기' 전략 구사中
南, 북의 동반자 역할에서 추락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만섭 발행인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력한 시스템'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력한 시스템'이란 '원칙'이라고도 말할 수 있고, 또한 '아름답고 강한 갑(甲)'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필자는 후자를 선택함에 있어 더 애착이 가는 편이다.

'갑과 을'은 원래 아름다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동물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간에는 갑을 을이 구분되어 진다. 구분되지 않을 땐 서로 으르렁 싸우게 된다. 그 이후 갑과 을이 정해지면, 갑은 을을 보호하면서 을의 충성을 받고, 을은 보호를 받으면서 갑에서 애정을 준다. 그리고는 서로 간의 발전을 위해 오랜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관계도, 국가 간의 관계도 원칙은 그리 틀리진 않다. 지금 미국과 중국을 보면 서로들 물어 뜰을려고 난리판이다. 그 이유는 바로 기존의 강(強)이 새로이 부상하는 강(強)을 만났기 때문에 미래의 갑을 정하기 위함이다. 결정이 나야 평화스럽게 서로 간 순위를 보존해 주면서 발전해 나아가게 된다.

한반도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는 어떨까.

장기적으로는 평화로 가야 되는 거고, 단기적으로는 잘 지내야 하는 것이다. 남과 북은 현재 갑과 을이 정해지지 않았다. 휴전이기 때문이다. 남쪽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들어섰고, 북한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들어서서 어느 체제가 갑이 되는지 여전히 대치 중이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이미 망한 시스템인지 오래다.

"Trust, but Verify", 미국과 호주가 공동운영하는 호주 소재지 파인 갭에서 일어나는 국제 정보 수집을 주제로한 호주드라마 '파인 갭(Pine Gap)'의 한 장면. (사진갈무리@넷플릭스(Netflix))

'평화통일'의 조건, '아름다운 갑질'이 우선


정치 체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등, 모든 분야에서 북한보다 압도하게 된다면, 통일은 남한보다 북한이 더욱 절실할지도 모른다.

자기 자식이라도 너무 천방지축으로 행동한다거나 끝없는 버릇 장 없이 군다면, 부모는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아름다운 갑질'을 해야 한다. 그래야 차후에도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고 을도 '강한 갑'에 보호받고 있음을 더욱 좋게 여기게 마련이다.

국제적인 사회 감각이 저조한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을 하거나 김씨 왕조의 몰락 중 하나일 뿐이다. 미국은 이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다운 강한 갑 역할을 하고 있다. 

강한 갑질을 미국이 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혼자남은 공산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은 더욱 고립되고, 김씨 왕조의 세습과 생존을 위해 북한 정권은 핵 개발을 더욱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개방을 선택한다면, 설령 김씨 왕조가 북한의 최고 수장으로 남아도 북한 주민과 김씨 왕조도 평화의 길을 선택해 공생의 살길을 모색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최고의 갑인 미국에 시달림을 당할 것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G2간의 대립속에서 만약 중국이 G1으로 최고 갑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중국의 시달림에 당하게 될 수도 있다. 중국이 G1으로 가기 위해서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더욱 강력한 개방을 필요하기 마련인데, 개방되지 않은 북한을 국경으로 접하면서 북한이 가진 지리적인 장점을 포섭하기 위해 '아름다운 갑'이 아닌 '슈퍼 갑질'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북정책의 일관성', 정치 성향을 넘어야


대한민국 공화국은 5년마다 대통령을 새로 뽑는 정치적으로 단수정권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진보 또는 보수 정권이 들어서도 단기로 5년까지만 집권이 가능해서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 선출되면 대북에 관해 진보적인 정책이 5년간 펼쳐지다 보수 성향의 대통령으로 바뀌게 되면 대북정책도 이에 따라 180도 선회하게 된다. 이는 북한으로서도 매우 헷갈리는 것으로 대남정책이 언제든지 적대적인 관계로 몰락할 수도 있다.

대북정책에서 더 나아가, 남북 평화통일 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관된 대북정책에 힘입어 평화통일 정책에도 일관된 모습이 필요하다. 이는 대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한 것이고, 진보 성향의 정권이든 보수 성향의 정권이든 합의적 하나의 목소리가 대북을 행해 울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민주주의의 강점인 설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단수정권의 대한민국은 5년이 짧다는 것을 알고 대북정책의 시급함을 호소해 무리한 정책을 설득 없이 표출하게 마련이다.

남한에서 평화에 관한 하나된 목소리에 대한 전제조건은 강력한 평화 프로세스 시스템이고, 이러한 평화 시스템은 강력한 갑인 우월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우월하다는 조건하에 하나된 목소리를 대북으로 송출한다면, 이는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 더욱 강력한 힘있는 갑의 목소리가 될 것이고, 북한은 을이 되어도 나쁘지 않다는 의식 속에서 '둘 다 평화롭게 잘 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 것이다.

그때, 구체적인 평화의 발걸음을 하나씩 건너도 늦지 않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 남은 대통령이 될려다가 그동안 쌓아올린 신뢰의 남북관계가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세계 역사에 빛나는 조선 시대 위대한 세종의 탄생은 태종이라는 거대하고도 강력한 시스템이 존재했기에 아름다운 갑(세종)을 탄생시킨 것이다. 2020년 작금의 남북관계에서는 성왕의 세종보다는 갑질의 태종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최근 남북관계에 있어서, 굴종적이고도 감정적으로만 북한에 호소한다고 해도 들어줄 북한은 아무도 없다. 최근 대북전담살포를 빌미로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처럼 우리 측에 위협적으로 당당하게 나오는 것은 우리를 '아름다운 힘 있는 갑'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힘 없는 꼰대의 을'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최근의 남북관계의 무섭도록 차가운 반응은 평화통일이라는 거대한 책상에 다리를 하나밖에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한 개의 다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요한 '감정의 호소' 온리(ONLY)라면 틀린 말일까.

'북한은 1년 이상 핵폭탄과 핵 탑재가능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고, 핵시설 일부를 파괴했으나 이는 복구가 가능한(reversibly) 정도로만 폭파되었다. 북한은 여전히 대량살상무기인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은 지속적으로 대량살상무기 생산능력, 무기전달시스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북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체제 유지를 위해 핵폭탄을 고수할 것이다' ('Worldwide Threat Assessment of the US Intelligence Community') @美 상원 정보위원회(United States Senate Select Committee on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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