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윤은 ‘나쁜놈’ 한은 ‘아주 나쁜놈’
기존 수사팀 배제, 중립적 수사팀 구성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Talk News, 이톡뉴스)] 집권 세력들이 ‘검․언(檢言)유착 사건’이라고 부풀린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결국 권력이 친여 매체를 끼고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겠다는 거대한 음모로 드러나고 있는 형국 아닌가. 바로 검․언유착이 아니라 ‘권․언(權言)유착’ 사건으로 불리게 될 판이다.

방통위원장의 정권충성 작전인가


현 문 정권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민변 소속이던 권경애 변호사가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전화를 통해 “이제 곧 윤석열, 한동훈을 쫓아낸다”고 말하면서 “제발 페북 글 그만두라”고 요청했다니 얼마나 구체적인 폭로인가.

권 변호사가 지난 5일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전화로 압박한 사람이 ‘날 아끼던 선배’, ‘매주 대통령회의에 참석하는 고위직’이라고 했지만 6일 추가 폭로 때는 한 위원장 이름과 보다 상세한 사실을 폭로했다. 방통위원장이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윤석열은 나쁜 놈’, ‘한동훈은 아주 나쁜 놈’으로 규정하고 반드시 쫓아낸다고 말했다는 요지다.

이에 권 변호사가 “한은 이미 지방으로 쫓아내지 않았나요”라고 반문하자 “부산 가서도 저러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니 실로 소름이 끼칠 정도의 음모가 진행된 모양이다. 그러니까 방통을 장악하고 있는 방통위원장이 친여 매체와 협력하여 ‘미운 종편’ 기자와 검사장 간의 유착을 엮어 권력비리를 수사하던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을 내쫓아 정권에 충성하겠다는 작전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취재와 수사를 통해 진실을 꼭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이 순간은 방통위원장이 ‘명백한 허위사실’ 등으로 반박하고 있으니 엄정, 강력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나마 추미애 장관과 호흡을 같이하며 윤 총장에게는 대면도 하지 않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사건을 수사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다른 검찰청으로 옮겨 보다 중립적인 수사팀을 빨리 구성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실을 밝혀내리라고 믿지 않겠는가.

시중의 민심으로 보면 촌각도 머뭇거리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고 믿는다.

너무나 속보이는 편파수사


당초 이 사건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최고의원 및 제보자 X와 함께 이동재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 수감 중인 VIK 대표를 협박하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캐려했다는 검․언유착 사건으로 그려냈다는 것이다. 이에 즉각 추미애 법부 장관이 증거가 넘친다고 동조하며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윤 총장의 손발을 묶고 이성윤 지검장 팀에게 전담시켰다.

그러나 채널A 전 기자와 후배 등 기자 2명의 공모 사건으로 기소했을 뿐 한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대목은 끝내 올리지도 못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검사장과 공모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반발했기 때문 아닌가.

이성윤 지검장 지휘하의 수사가 형평성,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사팀 내부에서 검․언유착 혐의에 이어 ‘권․언규착’ 혐의 수사도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올렸지만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검사들을 원대복귀 시켜 수사팀서 배제시켰다는 것이다.

이 판국에 권 변호사의 폭로는 최강욱 대표, 황의석 최고위원, 제보자 X가 이해를 같이하여 친여 방송인 MBC의 협조 아래 미리 몰카를 설치하여 한동훈을 엮어내고 윤 총장을 축출하겠다는 시나리오 아닐까. 여기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배후 세력으로 작용했다는 정황이다.

최 대표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으로 조국 민정수석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로 기소되어 있고, 황 최고위원은 조국 법무장관 때 인권국장으로 발탁됐다가 21대 총선을 계기로 열린우리당 최고로 정치권에 진입했다. 황 최고가 바로 사기전과범 지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밀접한 관계다.

지금껏 이 사건 수사 과정에는 추미애 장관의 적극적인 비호를 받아온 반면에 최 대표, 황 최고위원은 권․언유착 혐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됐지만 지금껏 한번도 수사를 받지 않고 있으니 편파수사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한편 최 대표, 황 최고 등이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했다고 주장한 것은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모두 허위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반대로 두 사람은 MBC가 검․언유착을 보도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 사람이 “이제 작전에 들어간다”는 글을 띄운 바 있지 않는가.

민주주의 허울쓴 독재 아닌가요


집권세력이 윤석열 총장을 축출하려는 의도는 오래 전에 나타난 바 있다. 윤 총장이 대통령의 30년 지기 울산 송철호 시장 선거개입 사건, 문 대통령이 신임하는 유재수 사건, 정의연 윤미향의 회계부정 혐의, 라임펀드 등 권력형 금융피해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자 그냥 둘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대통령은 윤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비리도 엄정 수사해 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연출을 했지만 위장이었던 모양이다. 이미 4.15 총선을 계기로 윤 총장 휘하의 권력형 비리 수사도 올 스톱된 모양이다.

윤 총장이 신임 검사들 앞에서 ‘민주주의 허울을 쓴 독재 배격’ ‘균형잡힌 검찰권 행사’ 등을 역설한 후 집권당 차원에서 공개적인 축출론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권 변호사의 폭로가 있은 다음날 “윤 총장이 자진사퇴해야 할 시점 아니냐” “윤 총장 해임 건의안을 제출해야 하지 않느냐”는 공식적인 논의 모습이다.

우리네 눈으로 보면 민주당이 세상을 조롱하는 꼴이다. 윤 총장을 축출한다고 해서 썩은 권력 부패가 그대로 온전할 수 있겠는가. 지금껏 진보학자로 민주당을 평가해온 최장집 명예교수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쓴소리를 한마디 했다. ‘일방적 다수결’이란 ‘다수의 독재’나 다름없다고 했다. 다수의 지배가 무차별적이면 곧 ‘다수독재’라는 말이다. 지금은 ‘법의 지배’가 위협받는 현실이라고 했다. 마치 대통령과 운동권이 하나의 ‘권력체’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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