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를 향향 낭만 인간의 감정·문화 표출

(사진=이코노미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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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하늘 위 거대한 컨버스 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이야기를 낭만적인 인간이 그린 스케치북이 바로 이 책이다. '별 이야기-인류가 매혹된 별자리'.

앙증맞은 책 크기에 커버의 재질은 새파랗게 부드러우며 곰 사냥 이야기가 담긴 북두칠성 별자리가 찬란히 빛나고 있다.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제격일 듯싶다.

과거 사람들은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해석함에 있어서 누구는 겁을 먹고, 누구는 규칙적인 패턴을 찾아 현재의 지식 테두리 안에서 그러한 미지를 해석해 겁을 지워버리려 한다. 그 중, 낭만적인 이들은 별들을 연결에 스토리를 부여하고, 만들고, 입힌다.

바로 별자리 이야기다.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미지의 이야기를 통해 겁을 지우거나 자신들의 애달픈 삶이나 꿈, 희망을 별에 그리기 시작했다. 사냥을 하는 자, 사랑을 하는 자, 농사를 짓는 자, 꿈을 꾸는 자, 슬픔을 간직한 자, 전쟁을 하는 자, 시를 쓰는 자들이 별자리 컨버스에 색을 입히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지금의 별자리는 서양인들이 부여한 이야기로, 서양 별자리는 기원전 3,000년 수메르문명에서 유래해 그리스를 거쳐 2세기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48개로 정리되었다가 오늘날에는 국제천문연맹에 의해 표준 별자리 88개로 정해진 것이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천상도를 통해 283개의 별자리 이름이 있었고, 힌두교(종교), 이집트, 아메리카 대륙, 호주, 알래스카, 아프리카에서도 그들만의 별 자리와 이야기가 있었다.

플레이아데스성단, 7개의 별


읽다보면 재미있는 별자리 이야기가 많다. 오리온 별자리는 미국 라코타족,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인도네시아, 마야 문명의 4가지 버전이 있다. 버전은 4가지이지만, 그 속에는 비슷한 스토리의 전개성도 보인다.

필자에게 흥미로운 별자리는 플레이아데스성단으로, 7개의 별로 인해 소북두칠성과  자주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 별자리다. 

그리스 신화를 논외로 하고서, 플레이아데스성단은 성경에 세 번 언급되어 마호메트와 플라톤은 이 성단을 거론했으며, 일본 스바루 자동차 회사의 로고에 쓰인 별자리도 플레이아데스성단으로 각각의 별이 스바루에 합병된 회사들을 상징하고 있다.

카리브 인디언들은 플레이아데스성단을 보고 인간의 내장을 상상했고, 중세 터키에서는 매복 공격을 위한 전투 진영으로 활용되었으며, 안데스산맥과 우크라이나에서는 수확기를 맞을 때 나타나는 이 성단으로 인해 창고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렇듯 별자리를 바라보는 그 시대의 해석과 상상을 통해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한 별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 전해 내려오는 별자리 이야기는 우리 인간에게도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별의 입장에서도 과거의 빛이다.

하지만 공간적인 별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얽긴 시간적인 영생의 '뫼비우스의 띠'처럼 전개되는 듯하다. 상상과 스토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 쯤은 편안히 읽어볼 만 한다. (도서출판 현암사. 2020.9.10 발간, 256p. 16,000원)

지은이: 앤서니 애브니
저자 : 앤서니 애브니(Anthony Aveni). (사진=콜게이트 대학교)
저자 : 앤서니 애브니(Anthony Aveni). (사진=콜게이트 대학교)

저자는 미국 콜게이트 대학교의 천문학·인류학 교수로, 아메리카 원주민 연구의 권위자이다. 애리조나 대학교 박사 학위 후, 고대 문화의 천문학을 연구해 문화천문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1991년 《롤링스톤》이 선정한 천문고고학 분야 미국 최고의 교수 10명 중 한 명이며, 2004년 하버드 대학교의 피바디 박물관과 메소아메리카 연구소에서 메소아메리카 연구로 H.B.니콜슨 메달을, 2013년 미국 고고학자 협회로부터 프릭셀 메달을 수여받았다.
고대천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오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쓰인 그의 책들은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되어 호평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 '시간의 문화사(Empires of Time)', '행성과의 대화(Conversing With the Planets)', '별을 향한 길(Stairways to the Stars)', '최초의 아메리카인(The First Americans)', '시간의 끝(The End of Time)' 등이 있다.

옮김이: 이영아(서강대 영어영문과 졸업, 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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