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정경진 경제부장 @이코노미톡뉴스] 대림산업이 기업분할을 통해 내년 1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디엘(가칭)과 건설부문을 담당하는 디엘E&C를 만들고, 물적분할로 석유화학부문을 맡는 디엘케미칼을 떼어내 디엘의 100%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기업분할 결정은 건설과 유화를 동시에 갖고 있는 복합사업체인 대림산업이 사업부문별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 그룹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앞으로 대림산업의 지배구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다. 이해욱 대림 회장은 그동안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온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52.26%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대림코퍼레이션과 특수관계인 등 오너일가는 대림산업의 지분 23.12%(보통주)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국민연금(13.50%)과 외국인을 포함한 지분율이 53%에 달해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한 상태다. 때문에 이 회장이 기업분할을 통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회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 지주사 디엘과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과 상대적으로 지분이 취약한 지주사를 합병함으로써 보유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광화문 D타워 빌딩
대림산업 광화문 D타워 빌딩

이 과정에서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32.65%를 갖고 있는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도 합병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CGI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지주사 전환과 합병을 추진하는 데 우호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KCGI는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2015년 8월 통일운동을 위한 기부금 모집단체인 ‘통일과 나눔’에 기부했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5%를 1200억 원에 사들였다.

이 회장은 대림E&C에 대한 낮은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대림산업이 지분 72.94%를 갖고 있는 자회사인 대림건설(삼호+고려개발)과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지주사, 대림E&C와 대림건설의 합병을 예상할 때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건설에 대한 지분율이 높은 이 회장 입장에서는 지주사(디엘)와 대림E&C의 주가가 오를수록 곤란해진다. 합병 비율을 산정할 때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와 대림E&C 지분을 갖고 있는 기존 대림산업 주주들은 자신들의 주식이 떨어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므로 오너와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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