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휴양지 계곡. (사진=이톡뉴스DB)
뱀사골 휴양지 계곡. (사진=이톡뉴스DB)

[배만섭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가만히 서서 산봉우리 높은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면 부슬부슬한 안개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날이 점점 저물어가면서 햇살은 약해지지만 계속 내리던 빗살이 약해져 가면서 초록색 지리산 속살이 안개 속에서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발밑에 있는 계곡물이 시원하게 들리고 숲속 향기가 묻어난다. 여름이 점점 깊어가면서 지리산 뱀사골 안에서는 온통 짙은 초록빛깔 향연이 펼쳐진다. 귀 아프도록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생활을 잠시 벗어나 강한 숲속의 푸른 기운을 마시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절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1박2일의 산장체험


대학교 2학년 시절인 1993년도에도 지리산 1박2일을 체험한 적이 있는 필자에게 최근 지리산의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그때에도 뱀사골을 지나 산장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하면서 잊지 못할 멋진 장면이 있었다. 무더운 여름 낮의 산행 길이 끝나고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하늘을 벗 삼아 누웠다. 하늘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우리나라 하늘에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는 줄 몰랐으며, 또한 모든 별들이 마치 작은 달처럼 동그랗게 커다랗게 보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별이 빛나는 밤에는 하늘로 내 몸이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은 지금도 여전하다.

저녁이 되면 어딘 선가 모락모락 불이 지퍼진다. 어디선가 바비큐 파티가 시작된 것이다. 기름지고 맛스러운 냄새가 이미 코끝에 전해진다. 삼삼오오 야외식당에 모여들면 이미 분위기는 화목함을 넘어서 잔치 분위기인 듯하다. 여러 가족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맛난 향토음식과 뜨거운 삼겹살을 한입 가득 먹고 있으면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가슴을 뻥 뚫어 준다. 하늘은 달과 별들로 가득하고 물 흐르는 계곡소리를 들으면서 아담한 세모지붕 다락방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를 보고 있으면 이미 마음은 속세를 벗어난 그림속의 주인공이다. 지리산 뱀사골이 다른 곳보다 오붓한 휴양지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오전이 되면서 전날 가득했던 운무가 모두 걷어지고,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하늘이 펼쳐진다. 아이들 손을 잡고 뱀사골 자연관찰로를 걷다보면 여러 개의 해설판속의 숲속의 비밀을 이야기 해주면 아이들은 뱀사골 숲속의 기억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자연탐방로. (사진=etalk.news)
자연탐방로. (사진=etalk.news)

트레킹 체험


휴양림에서 노고단까지는 왕복 2시간 거리(4.7km). 성삼재휴게소를 출발하여 30분정도 올라가면 무넹기(해발1,250m)가 나온다. 무넹기의 지명유래는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고개를 넘겨 흐르게 한다고 하여 무넹기라고 지명되었으며, 이곳은 시야가 넓은 곳으로 조망대가 설치되어 구례읍 전경과 섬진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인 노고단운해를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넹기에서 700m정도 평지를 걷다 보면 노고단대피소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노고단계곡 바로 옆 우측계단으로 오르는 지름길과(약 10분 소요) 흙길(약 20분 소요)을 따라 걷는 두 갈래의 길이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해발1,430m)까지는 계단길과 평길을 이용하여 오를 수 있다. 계단길은 약 200m로 10분정도 소요되지만, 여유 있는 탐방객은 피아골계곡, 화엄사계곡, 문수리계곡, 왕시루봉, 섬진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다른 트레킹 코스로 9.4km거리의 정령치-바래봉 코스가 있다. 정령치는 해발 1,172m로 지리산 서북능선의 중간위치에 있으며 1985년 횡단도로가 생기면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을 이 곳에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는데 정장군의 성을 따서 정령치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령치를 시작점으로 하여 바래봉 정상까지의 거리는 13km로 약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령치휴게소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여 능선길로 발걸음을 옮겨 700m 가다가 약간 샛길로 빠져 개령암지 마애불상군을 살펴보고 약 30분정도 오르면 고리처럼 생겼다 해서 고리봉이라 불리는 봉우리에 이른다. 백두대간의 백두산에서부터 덕유산-봉화산-여원재-수정봉으로 이어지다가 지리산 능선은 고리봉으로 이어져 정령치, 천왕봉으로 이어진다. 고리봉에서 약 1시간정도 직진하며 내려서는 외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해발 1,220m인 세걸산에 도착한다, 이곳의 억새는 그 어느 곳보다 손색이 없을 만큼 장엄하며 아름답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주능선상의 봉우리의 경치는 관망이 좋다. 세걸산에서 약 20분정도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헬기장이 있는 세동치를 지나 약 1시간 정도 걸어 부운치를 지나고 약 30분정도 더 걸으면 팔랑치에 도착한다.

인기 있는 체험 방송 프로그램인 '1박2일'의 체험을 하기에 적당한 지리산 뱀사골 휴양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최대 규모의 육상공원 지리산 북부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산 뱀사골 계곡 언덕위에 통나무로 설계된 산장은 주변 산세 경관과 어울려져 외곽이 수려하고 세련되었으며 다양한 편의시설로 머무는 이에게 좋은 체험 추억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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