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위원장, 영장발부 20일 만에 구속
‘문 정권과 전쟁’ 선포, 10월엔 ‘총파업’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2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2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지난 2일 새벽, 민노총 양경수 위원장의 체포작전은 민노총의 ‘막강한 위세’와 경찰의 초라하고 ‘궁색한 위축모습’으로 대비된다. 이날 경찰은 무려 41개 부대, 3천 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법원의 영장발부 20일 만에 겨우 체포할 수 있었다. 그나마 민노총은 즉각 친노동 문재인 정권과 ‘전쟁선포’로 맞섰다.

"문 정권 탄압, 투쟁으로 되갚아주마"


어찌하여 민노총은 법 앞에 당당하고 경찰은 주눅이 들어 거대병력을 동원하는 난리를 피웠을까.

경찰은 지난달 18일에도 영장집행을 시도하다가 민노총의 거부로 실패하여 이날 두 번째로 성공했다. 이날 양 위원장 체포 작전에는 거대병력뿐만 아니라 경찰 지휘차량, 버스, 소방차, 고가 사다리, 구급차 등을 동원하고 민노총 본부가 입주해 있는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접근로를 차단시켜 마치 전쟁상황으로 비쳤다고 한다.

민노총이 아니고 다른 어떤 기관이나 유력자의 경우에도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친노동 문재인 정권하의 민노총의 정치적, 사회적 위세가 어느 정도인가를 잘 말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양 위원장은 경찰에 체포되어 호송차에 오르면서 측근에게 “10월 총파업 준비를 열심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민노총은 “문 정권의 탄압에 투쟁으로 되갚아주겠다”면서 문 정권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우리네 시중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을 집행하는데 이를 정치적 탄압이라 규정하고 총파업으로 되갚아주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는가.

양 위원장은 지난 7.3 도심 불법집회 주도로 집시법 위반, 감염병예방법 위반혐의로 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다. 그에 따른 적법한 법 집행에 대해 민노총은 공개 불복하며 10월 총파업을 “지금껏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력있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으니 이해할 수가 없다.

제1 노총 위원장을 강제연행하느냐?


민노총 지도부는 양 위원장이 구속된 직후 종로경찰서 앞으로 달려가 “지금까지 어느 정권도 전국 노동운동의 심장인 민노총 사무실에 들어와 위원장을 강제연행한 적이 없었다”면서 ‘사상 초유의 폭거’라고 항변했다.

민노총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 노총 지위인데 “조합원 110만 명의 대표인 양 위원장을 강제체포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 것이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새벽에 쥐새끼처럼 들어와 위원장을 잡아갔다”고 주장하고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전임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문 정권이 뭐가 다른지 알 수 있다”고 항변했다는 소식이다.

도대체 이 같은 민노총의 강경 일변도의 위세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친노동 문재인 정권하에서 아무런 거침없이 최강의 전투적(?) 노조로 발전했기 때문은 아닐까.

민노총은 이날 양 위원장 구속 직후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 10월 20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더욱 위력 높게 준비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어 총파업에 앞서 전국 18개 가맹조직 및 지역본부 간부파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날 별도로 민노총 계열 서울교통공사가 인력구조조정 반대투쟁 파업을 14일부터 개시하고 여기에 전국지하철노조가 합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투쟁도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곳곳에서 민노총 주도 사업장별 파업투쟁이 계속 위세를 펼치다가 오는 10월에는 ‘110만 총파업’으로 끝장을 내겠다는 모양이다.

양 위원장을 어렵게 체포한 날, 민노총 택배노조의 압박에 시달리다 자살한 김포 택배 대리점주 영결식에도 반민노총 울분이 쏟아졌다. 유족과 동료들은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도 끝까지 택배노조가 사실을 왜곡하고 고인을 모독하느냐”고 통분했다.

이날 전국택배노조는 “조롱과 비아냥은 있어도 폭언이나 욕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고인의 죽음은 CJ대한통운의 압박으로 대리점 포기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고인의 운구차 뒤에는 택배차량 100여 대가 추모행진하며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추모했다.

10월 ‘110만 총파업’으로 문 정권과 결별?


문 정권은 한국노총, 민노총 등 촛불세력의 지원을 받은 ‘촛불혁명 정권’이라고 자부했다. 이에 노동계는 온갖 친노동 정책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 민노총이 여기서 최강의 전투적 노조의 기상으로 한국노총을 압도할 수 있었다.

민노총은 친노동 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확대개편한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했다.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권고로 뒤늦게 참여했었지만 경영계가 호소해 온 탄력근로제 확대 방침에 반발하여 경사노위에 불참함으로써 노사정 대화 대신에 거리투쟁을 선택했다.

지금껏 민노총은 문 정권하에서 한국노총과 차별되는 투쟁을 통해 조합원을 대폭 늘려 제1 노총이 될 수 있었다. 삼성과 포스코 등의 ‘무노조 경영’을 폐기시킨 것도 민노총의 투쟁 결과였다. 이를 통해 투쟁력이 강한 노총에 조합원이 쏠린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제 민노총은 오는 10월 ‘110만 총파업’으로 내년 대선정국을 뒤흔드는 위세를 내보일 참이다. 이는 임기말의 문 정권과 결별하는 전쟁선포이자 차기정권을 맞아들이려는 투쟁력 과시가 될 것이다.

결국 민노총의 무소불위 투쟁력을 길러준 문 정권이 민노총으로부터 버림받는 신세꼴 아닌가.

(말하기 어려운 고민 또는 우울감을 느끼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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