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고 싶은 자와 뺏기기 싫은 자의 잔머리 진화사'

북커버. (사진=이톡뉴스)
북커버. (사진=이톡뉴스)

[김윤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특별히 저자의 서문이 없는 이 책은 제1장 햇빛 도둑(Daylight robbery)을 읽다 보면 이 책을 왜 집필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하다.

1696년, 영국 메리 여왕이 적자에 허덕이는 국가재정을 위해 창문세(windows tax)를 졸속으로 만들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거둬들인 세수는 낭비되는 등 온갖 부작용을 앉고 있었다. 심지어는 유리 산업이 붕괴되고 절세를 위해 건축 양식이 바뀌고, 이로 인한 여러 질병과 전염병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윈스터 처칠은 '필요악'이라 규정했고, 찰스 디킨스는 "공기도 빛도 공짜가 아니다"고 한탄했던 창문세는 1851년 폐지되었다.

세금 회피와 조제 저항이 만들어낸 역사


이 책의 매 장(chapter)마다 흥미로운 세금에 관한 역사가 이어진다. 세금의 시초부터 얼토당토않은 세금이야기와 역사와 얽혀진 스토리 등 '뺏고 싶은 자와 뺏기기 싫은 자의 잔머리 (세금) 진화사'가 이 책에 다 녹아 있다.

모세가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시나이반도를 탈출한 이유, 마리아가 베들레헴에서 예수를 출산한 이유, 로마의 세금제도에 불만이 많았던 예수 이야기, 이슬람으로의 개종 유도에 사용된 세금제도, 그리고 이어진 세금 저항의 이야기 모두가 흥미로운 세금 스토리 천국이다.

유럽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위한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전쟁으로 인한 전비로 고생했다. 루이 14세 이후에도 프랑스가 휘말린 전쟁은 이어졌고, 프랑스혁명은 결국 세금이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영제국이 졸속으로 밀어붙인 세금제도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몰락했고 영국은 아메리카 식민지에서의 독립군과의 전쟁에서도 패배해 낮은 세금을 지향하는 미합중국이 탄생을 지켜보게 됐다.

빌어먹을(?) 세금은 언제까지 내나


과거 역사와 세금이야기를 흥미롭게 읽다 보면 현재의, 미래의 세금제도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미래 어느 시점에서 열심히 일을 수행한 로봇은 과연 세금을 내야 하는가. 내야 된다면 누구, 얼마나 내야 하는가.

2017년, 빌 게이츠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로봇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득세는 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만약 많은 근로자가 로봇으로 대체가 된다면 정부의 수익을 극격히 줄게 될 것이다. 이에 전통적인 고용 형태는 점차 사라지고 긱 경제(임시적 경제)가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저자도 지적했듯이,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져 가는 디지털 경제 속에서 세금 시스템은 점점 복잡해지고 첨예한 대립이 가중될 것이다. 

물리적 로봇이 아닌 데이타로만 이루어진 알고리즘과 같은 네트워킹 상의 A.I. 로봇에게 그들이 네트워크상에서 근로한 것에 대해 세금 권력자는 논리적으로 합당한 세금을 어떻게 징수할 수 있을까 싶다. (지은이 도미닉 프리스비, 옮긴이 조용빈, 한빛비즈 출판, 2022-03-15)

도미닉 프리스비 (Dominic Frisby)

저자 도미닉 프리스비는 영국의 금융 전문 작가이자 코미디언이다. 저자는 〈머니위크〉에 매주 투자 관련 칼럼을 쓰고 있으며,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유수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그는 풍자 코미디, 성우, 음악, 방송 진행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센세이션을 일으킨 다큐멘터리 영화 〈포 호스맨(Four Horsemen)〉을 공동 집필했으며, 세계 각국의 컨퍼런스에서 금융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기도 한다.
지은 책으로는 《국가 이후의 삶(Life After The State)》 《비트코인: 화폐의 미래?(Bitcoin: The Future of Money?)》 등이 있으며, 《세금의 세계사》는 크리스마스 시즌 추천도서로 〈파이낸셜 타임스〉에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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