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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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경제부장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카드업계가 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고객데이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의 경쟁구도는 신용판매 점유율 기준으로 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등의 순이다. 신한카드가 선두를 유지한 상황에서 삼성, 국민, 현대 등 3개사가 1% 내외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경쟁구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외형 성장을 위한 실적 부풀리기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전업카드 7개사의 지난해 신용판매 취급액(개인+법인)은 660조85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593조2655억원 대비 11.4% 가량 외형이 성장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성장세가 거의 실익이 없는 매출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간 거래에서 남품업체와 구매업체 간 어음이나 외상 거래를 대신하는 구매전용카드 실적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카드사들이 제조, 유통 등 그룹 계열사의 거래를 위해 제공하는 것으로 사실상 수수료 수익이 없는 매출이다. 때문에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제외하면 카드업계의 실적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7개 카드사의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구매전용카드 매출(30조3383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매출액은 630조5159억원으로 감소한다. 구매전용카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한다.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반영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카드업계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지난해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제외한 업계 신용판매 점유율은 신한카드(21.25%), 삼성카드(18.66%), KB국민카드(17.72%), 현대카드(16.58%), 롯데카드(9.39%), 우리카드(8.95%), 하나카드(7.45%) 순이다.

반면 구매전용 매출을 포함하면 신한카드(20.91%), 삼성카드(18.50%), 현대카드(16.94%), KB국민카드(16.91%), 롯데카드(10.30%), 우리카드(9.19%), 하나카드(7.25%) 순이다.

전체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구매전용 비중이 높은 롯데카드(13.0%), 우리카드(7.1%), 현대카드(6.6%) 등의 점유율이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구매전용 비중이 낮은 KB국민카드(0.0%), 신한카드(3.1%), 삼성카드(3.8%), 하나카드(2.1%) 등의 점유율은 낮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카드업계에서는 외형 경쟁보다는 실속있는 성장을 위해서라도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실적에 반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업카드사들 중심으로 구매전용 매출이 많아 업계 전체 실적에 허수가 많다"면서 "은행카드사들의 경우 체크카드 매출까지 포함하면 시장점유율 판도는 크게 달라지게 되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수익이 발생하는 신용매출 중심의 실속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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