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시장, 카카오 자회사 매각으로 현금 확보 출구 전략 내놔
자회사 매각 놓고 노조 반대 거세지며 내홍…사회적 책임 회피 지적도
매각카드 등장에 타 계열사 불안감 확대…매각 대체 수익성 확보 필요성 제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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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카카오가 상장 계열사로부터 촉발된 여러 잡음을 비롯해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냉각되면서 자회사 매각 카드를 내놨지만 논란만 키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국내 택시 호출시장 점유율 1위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최대주주에서 물러나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카카오 계열사 투자 전반을 총괄하는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총괄 부사장은 지난 6일 사내 공지 글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0%대 매각을 통해 2대 주주로 지분을 변경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 뒤를 TPG컨소시엄 29.0%, 칼라일 6.2%, LG 2.4%, 구글 1.5%, GS리테일 1.3%, 기타 2.1%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시를 통해 우선 매각안을 알리긴 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카카오, 자회사 IPO 대신 매각으로 선회

이 같은 카카오 경영진의 입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지면서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여전히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전 계열사 주가 하락, 구글과 인 앱 결제 전면전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상장 대신 매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MBK 측은 카카오에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40% 이상 매각을 제안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카카오는 10%대 지분 매각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업계는 MBK파트너스가 카카오 지분 일부와 2대주주인 TPG컨소시엄, 칼라일 지분을 인수할 경우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경영권은 MBK파트너스로 넘어가지만 현행법상 카카오 계열사로 남게된다.

하지만 이 같은 지분 매각 방안을 두고 노조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그룹 노조인 ‘크루 유니언’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사회적 책임을 약속한 지 얼마 안 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회사를 넘기려 한다”면서 “사모펀드는 모빌리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며 논동자들은 심각한 고용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노조 측은 카카오의 골목상권에 대한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무리한 이윤추구를 지적하며 오리려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들은 카카오 2대 주주가 된다고 해도 결국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긴다면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 사모펀드 매각에 노조 반발…사회적 책임 요구

내홍이 거세지자 카카오 역시 난감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카카오는 그간 자회사를 성장시켜 IPO를 통해 자금확보와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최근 몇 년간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을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며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며 자본시장이 경직되고 있고 러시아의 우쿠라이나 침공까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자 IPO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다.

이는 상장을 하고자 해도 제값 받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유력 IPO 기대주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시장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향후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초 해외투자자들과 상장을 전제로 꾸려온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매년 매출을 두 배씩 키우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수수료문제를 비롯해 승객 골라태우기,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지난번 국정감사에 출석해 카카오모빌리티리의 사회적 책임 문제로 홍력을 치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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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업계는 카카오가 상장을 통한 성장 공식이 무너지면서 대내외적 리스크를 안고 가기보다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올해 계열사 30여개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김성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4월 “올해 연말까지 (계열사) 30~40개 정도를 줄여 100여 개의 계열사만 남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계열사 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136개로 지난해보다 18개 늘어났다. 이는 매각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계속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헤어샵·장난감 사업 등이 골목 상권 침해 지적을 받자 철수를 약속했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철수 또는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골목상권 방지 약속, 이해관계 얽히며 난항 

실제 카카오헤어샵의 경우 이를 운영하는 와이어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와이어트는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카카오엔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지분 24.19%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인베트스먼트가 투자해 계열사로 편입된 야나두(영어강의), 에이윈즈(완구) 등도 철수 또는 매각에 나설 경우 투자자와의 마찰이 우려된다.

문제는 카카오의 계열사 수 줄이기에 그치지 않는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IPO가 아닌 매각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에도 매각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카카오 노조가 진행 중인 매각 반대 공동 서명에도 1000명이 넘는 카카오 직원들이 동참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통해 단기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미래가 밝은 모빌리티 부분 전체를 포기하는 시나라오는 피하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은 그간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카카오 공동체의 행보와 정반대 모습이라는 점이 내부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관계자는 또 “카카오가 꾸준히 성장 중인 알짜기업을 매각하는 만큼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해 이를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일각에서는 이용요금 및 기사 수수료율 인상을 비롯해 연계서비스 축소 등 소비자 불편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카카오모빌리리트는 카카오T를 통해 이용자 31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등 택시호출 중계 사업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약 23만 명의 택시기사가 가입했고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모든 이동 수단에 대해 서비스하는 초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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