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서 협력의향서, MOU 체결
UAE 바라크 후 13년 만의 수출 기대

한국형 원전 APR1400 건설이 추진되는 퐁트누프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사진=KHNP CO.,LTD.)
한국형 원전 APR1400 건설이 추진되는 퐁트누프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사진=KHNP CO.,LTD.)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한국형 원전 수출 소식이 들려왔다. 산업부와 한수원, 폴란드 국유재산부와 민간 발전사업 간에 지난 31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폴란드 원전 2~4기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와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로써 곧 본계약 체결을 통해 한국형 APR-1400 원전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리라는 기대가 보인다.

폴란드 민간원전 사업 수주 가능성


이날 MOU 체결이 원전 수주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원전개발기본계획 수립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으로 몇 절차를 거쳐 최종 수주에 이르게 되면 지난 2009년 UAE의 바라크 원전 수출 이후 13년 만에 유럽 지역에 한국형 원전을 첫 수출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 폴란드 측에서 야체크 사신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 민간 발전사업자인 재팩(ZEPAK)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수원과 폴란드 최대 민간발전사인 재팩사 간의 협력으로 추진하는 이 원전은 폴란드 정부 사업으로 추진하는 6기 원전과는 별개이다. 재팩사는 수도 바르샤바 서쪽 240Km 지점 퐁트누프에 대규모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 말에는 이를 폐쇄하고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날 MOU 체결 후 야체크 사신 국유재산부 장관은 앞으로 본계약 체결 가능성에 대해 100%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몇 년 뒤에는 한국형 원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업은 양국 기업 간에 추진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사업과 같은 수준으로 적극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MOU 체결 이후 금년 말까지는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향후 1년간 입지타당성, 용수공급 방안 등을 거쳐 곧 본계약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폴란드 측이 최근의 에너지난과 관련, 조기건설을 희망하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 말이나 2024년 초에는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본다.

기술 신뢰, 경제성, 최고의 유럽 진출


공사 규모는 대체로 UAE 바라크 원전 4기의 186억 달러(26조 5천억원)를 기준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5년간 극도로 위축된 원전산업 생태계 부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폴란드에 원전을 수출하게 되면 K2 전차, K9 자주포 및 FA-50 전투기 등 방산수출과 함께 양국 간 협력관계가 매우 밀접해진다는 의미다.

그 사이 폴란드에 대한 원전 수출이 유망하다는 시기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APR-1400 원전에는 자기네 특허기술이 적용되어 제3국 수출을 위해서는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법원에 제소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6기의 원전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가 말하는 3대 핵심기술의 경우 그동안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은 기술적 신뢰성, 경제성 및 건설공사 기간이나 각종 기자재 공급까지 어느 나라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대체로 UAE에 진출한 바라크 원전의 조기건설과 상업운전 성공으로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의 건설 단가는 지난해 기준 Kw당 3571달러로 미국의 5833달러보다 월등히 싸면서 신뢰성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한수원과 경쟁하는 프랑스 원전이나 중국 원전과 비교해도 경제성이 훨씬 높다는 비교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폴란드 원전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임기 중 원전 10기 수출의 첫 출발 신호가 될 것이다. 윤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통해 좋은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8월에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의 2차 사업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2차 사업이란 건물, 구조물 건설, 기자재 공급 등으로 3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발표됐다.

또한 체코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전에 참가하여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폴란드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체코 원전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탈원전 후유증 수습, 원전 생태계 복원


폴란드, 체코 등 유럽 지역에 대한 원전 수출 유망은 지난 5년간 정책적으로 억압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의 조기 복원을 재촉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원전 수주 확정에 앞서 국내 원전 일감을 만들어 원전산업에 생기를 되살려주는 일이 급하다.

울진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주기기 제작 등에 7천억원을 투입한 단계에 지난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이 2017년 공사를 중단시켜 현장을 황폐화 수준으로 전략되고 말았다. 그동안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건설공사 재개를 촉구하고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윤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이라 곧 공사 재개를 기대한다.

월성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을 조작(혐의)한 국가범죄 혐의자에 대한 처리도 미결이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 등 기소되거나 기소 추진 중이라고 들었지만 아직 결과가 없다. 또 한수원 전 기술부 사장은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및 신규원전 4기 사업종결을 주도함으로써 한수원에 1조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고발되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더니 UAE의 원자력 본부장으로 출국했다고 들었다.

탈원전 공약에 충성하고자 원전산업을 망친 사람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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