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곧 국가무형문화재 지정한다

에버랜드_한복 입은 레니와 라라 캐릭터 포토타임. (사진=삼성물산 리조트)
에버랜드_한복 입은 레니와 라라 캐릭터 포토타임. (사진=삼성물산 리조트)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올해 설맞이 고향 방문, 성묫길이 주말에 맞춰 연 4일간 연휴로 딱 알맞게 열렸다.

방역 당국은 논란과 고심 끝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고향길 터주기를 결단하고 교통 당국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에다 휴게소 취식도 허용했다. 단지 마스크 착용만은 벗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묶인 올가미들이 거의 다 풀려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는 기분이다.

고향길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무료 유전자증폭 검사(PCR)도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요양시설 입소자에 대한 대면 면회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요양시설 내에서 취식만은 아직도 금지한다.

과연 올해 설 명절맞이 길이 넓고 편안해졌노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실상은 떠나기 며칠 전부터 소상공인들과 재래시장 사람들의 우울한 소문이 퍼져나왔었다.

“예년처럼 명절 특수가 온다더니 도중에 어디로 가고 없어졌느냐”는 탄식이었다.

그마저 고물가, 금리, 환율 등 3고(高) 탓이냐고 물었다. 대통령도 선물 보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각계 유력인사들도 필경 예년만큼 ‘선물정치’는 할 수밖에 없을 텐데 백화점이나 어느 다른 시장으로 갔다는 말이냐는 의심이다.

마침 서울시가 시내 전통시장 108곳에서 제수용품과 농수축산물 등 5~30%까지 할인 판매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전통시장 주변 도로 무료 주, 정차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재래시장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등 전통놀이 체험행사도 갖는다고 했다. 또 일정 금액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온누리상품권, 방역 마스크, 고무장갑 등 사은품도 제공한다고 했다.

이렇게 절박한 설 경기 살리기 노력이 얼마큼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다소간 성과를 올렸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명절이 다가오면 무엇보다 내 고향 안부가 제일 걱정이다. 떠나온 지 워낙 오래돼고 보니 태생적으로 정든 내 고향이 낯선 타향 꼴이 되고 말았다.

고향마을마저 아는 얼굴이 없다. 죽마고우들 다 가고 그의 후손들마저 안면 끊어진 지가 오래됐다. 어릴 적에 뛰놀던 초가집, 토담길은 흔적도 없어지고 옛 농경사회 전통유물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긴 세월의 변화였다. 매년 한 차례씩 방문했다지만 멀리서 지켜보며 돌아왔을 뿐이었다.

조상님 성묫길은 더욱 죄스럽고 부끄럽다고 고백한다. 선산이 남아 있고 대대손손 묘역은 보존되어 있지만 너무나 빽빽한 숲과 잡초가 길을 막고 있다.

매년 벌초는 한다고 했지만 돌아서면 금방 무효였나 보다. 우거진 잡목이 햇볕을 가려 잔디가 자랄 틈이 없으니 산소가 거의 벌거숭이다.

성묘 제수품도 줄이고 줄여 간소화했지만 그나마도 솔직히 벅찬 느낌이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술잔이라도 올릴 수 있을는지 알 수가 없다. 잔혹한 세월의 무상, 비정에 조상님 뵐 낯이 없노라고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성묫길에 앞서 문화재청이 설날 세배(歲拜)와 성묘(省墓)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미리 밝혔다. 지난 10일 발표에 따르면 설 명절, 정월대보름, 한식, 단오 등의 세시풍속 등에 관해 오는 7월까지 전문가 연구용역을 거쳐 9월쯤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니까 옛 전통문화로 지금껏 계승되고 있는 이들 세시풍습마저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자산으로 지정, 보존하겠다는 뜻 아닌가.

문화재청이 지난 2015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여 우리 전통사회 ‘공동체 문화’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고 한다. 이 법에 따라 아리랑,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온돌문화, 한복생활 등 16개 종목을 이미 지정했다고 한다. 우리네는 뒤늦게 들은 소식이지만 참 잘했노라고 평가한다.

서울시의 설 종합대책도 안전, 교통, 물가, 나눔, 생활 등 5가지 분야로 나눠 청사 1층에 24시간 종합 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 선별 진료소, 원스톱 진료기관을 지정 운영한다. 각종 재난 대비 화재특별경계근무도 실시한다.

시립 장사시설 온라인 성묘 시스템을 운영하고 다중이용지역 등 쓰레기 투기우려지역엔 순찰을 강화한다. 기초생활 수급 가구, 양로시설 등 위문금품 지원, 노숙인 등 무료 급식지원, 22일 설날과 23일 지하철, 버스 막차 연장 및 서울발 고속, 시외버스 21% 증편 등 편안한 설맞이를 약속했다. 모두가 편안한 고향 방문, 성묫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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