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철학자의 걷기 수업' 북커버.
'철학자의 걷기 수업' 북커버.

[김윤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흔히들 우리 내부의 목소리를 정리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온유하게 만들기 위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또는 사색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 전에 우리는 두 발로 자연 속을 천천히 걷는다.

두 발 달린 '뇌'가 주는 행복


세네카의 "삶은 매일 맞이하는 죽음"이라는 말에 필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듯이, 우리 삶은 매일 매일 소멸을 위해 항상 앞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의 두려움을 어떻게 인간은 극복해야 할까.

고대 사상사들도 자신의 철학 사상을 다지기 이전부터 이 문제를 고민했을 것이다. 필자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현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죽음' 문제를 대자연 속에서 걷으면서 사색과 명상을 하면서 이 문제를 깊이 고심했을 것이다. 이윽고 현자는 이러한 걷기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하게 된다. 이것이 필자가 가지고 있는 나름의 고대 현자들의 철학사상의 기반이라 생각한다.

키르케고르, 호메로스, 장자(노자의 제자), 열자, 괴테, 리카르다 후흐(독일 작가), 베티나 폰 아르님(베토벤의 여인, 작가), 틱낫한(베트남 승려) 등 과거 현자들과 사상가들은 걷기를 즐겼고, 칭송했고, 장려했다. 왜 그랬을까.

자연 속 '나를 찾는' 산림욕·성지순례·도보여행


과학적으로 '걷기'는 항우울증 치료함에 있어서 약물 치료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현대 의학 속에서 걷기는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행복감을 불러일으키고 부정적인 민감성은 줄인다. 이는 걷는 동안에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걷기가 뇌신경 세포의 수와 활동을 증가시켜 정신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증명되고 있다.

더 나아가 산이나 숲을 접하는 것보다도 해안가에 머무르며 바다를 가까이하면 인간이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온전한 나를 되찾고, 소란한 마음을 잠재우고 싶은 당신을 위해 여러 현자의 지혜의 말을 하나 둘씩 짚어 나간다. 이 책은 걷기의 즐거움과 고대 실천 철학의 지혜를 담았다.

저자인 알레르트 키츨러는 현대 생활은 바쁜 일상이지만 때론 일상을 뒤로 하고 대자연 속을 여유롭게 걸음으로써 자신 스스로가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가 실증했듯이 사색적으로 자연 속을 걷는 활동을 통해 온전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내면의 진실된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저자가 여러번 실증한 경험으로, 그는 남미 도보여행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시 온건한 편안함을 되찾아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걷기 철학'을 칭송하는 저자는 이러한 공유를 독자들과 다시 함께 하고 싶은 것이다. ( 푸른숲 2023-05-15 출간, 원제: Vom Glück des Wanderns: Eine philosophische Wegbegleitung (2019년))

알베르트 키츨러(Albert Kitzler)

독일의 철학자·변호사·영화 제작자인 저자는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라이부르크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1986년 그의 나이 30세, 남미로 1년간의 도보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영화 제작에 대한 열망을 되찾고, 방향을 틀어 12년간 영화 제작자의 길을 걸었다. 그가 제작한 20여 편의 영화는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2000년, 코르시카섬으로 떠난 도보 여행에서 그는 삶의 행로를 한 번 더 바꿔 다시금 철학의 길을 걷기로 한다. 특히 고대 그리스, 중국, 인도의 실천 철학 연구에 천착하여 2010년에는 대중을 대상으로 고대의 지혜를 널리 전파하는 학교인 MASS UND MITTE(절도와 중용)를 세웠다. 그리고 이곳에서 주로 고대 실천 철학을 바탕으로 한 상담,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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