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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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경제부장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증시가 고금리와 고환율 영향으로 하락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등락 장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거래대금과 예탁금이 동반 감소하면서 시장의 에너지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점에서 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시름이 깊어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월1일 2667포인트로 마감한 뒤 3개월째 하락장을 연출하면서 2일 기준으로 고점 대비 12% 이상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90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닥도 20% 가량 하락하면서 770선까지 추락했다.

증시는 추세적인 하락장세를 지속하면서 대내외 금융환경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급등락 장세를 반복하고 있다.

이같은 증시 침체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에 육박하고,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60원까지 치솟는 등 국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지난 3개월 간 코스피 시장에서 5.1조원, 코스닥 시장에서 1조원 이상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한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전쟁 사태 등의 영향으로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하던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을 떠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2153억원으로 전달 대비 20.24% 줄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46조5341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27일(58조1991억원)에 비해 11조8665억원 감소했다.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빚을 내서 투자하는 규모도 크게 위축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지난달 31일 16조 9704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8월 20조5573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개월 여만에 3조5869억원이나 감소했다.

빚투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1.60% 하락 마감한 지난달 20일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소 5000억원대 였던 미수금 잔고는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영풍제지가 연속 하한가 사태를 맞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도 했다. 미수금은 미수거래를 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한 후 결제 시한까지 대금을 내지 않아 증권사가 돌려받지 못한 돈을 의미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한 것과 관련,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낮아지고 주도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주가지수 하락과 변동폭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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