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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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동원그룹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하림그룹이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가진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주식 전환 연기를 요구한데 이어, 김홍국 하림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본입찰 마감 후 1~2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3주째 들어와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온갖 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HMM해원연합노조도 하림·동원의 HMM 인수를 반대하며 출항거부를 비롯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하림은 매각 주체가 보유 중인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하고, 인수 후 5년간 주주 변동 제한에서 컨소시엄 파트너인 JKL파트너스를 제외해 줄 것 등 조건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인수 경쟁자인 동원이 법적 대응 시사 등 강력 반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이 12일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김홍국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의 초청을 받아 동행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HMM 인수전에서 하림 측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이미 20년 전부터 네덜란드와 농업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고, 농식품 관련 포럼 토론 등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하림 컨소시엄이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또 다른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을 피하긴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홍국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했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최근 불거지는 여러 논란과 의혹들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다면 인수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매각 주체가 제기되는 논란은 물론 졸속 매각을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한 노조와의 분란 등에 부담을 느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하거나 유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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