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공급과잉 임박…운임 하락 장기화 불가피
인수자금 동원 능력 의구심 증폭…노조 반대도 여전

HMM. (사진=연합뉴스)
HMM. (사진=연합뉴스)

[이진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하림그룹이 지난달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올해 해운업황이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우려로 운임 하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과 하림의 인수자금 마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올해 신규 컨테이너선 인도 규모가 255만7000TEU 수준인 데 비해, 기존 선박 해체 규모는 68만3000TEU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에도 과잉공급으로 운임 하락이 불가피했는데, 올해는 더 많은 컨테이너선이 해상물류에 투입된다는 의미다.

지난 2022년 4500선을 웃돌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후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는 연중 800~1100선 박스권에 머물다가 지난달 22일 1254.99로 올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홍해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일시적 상승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실적 악화도 이어지는 추세다. 덴마크의 머스크나 이스라엘의 짐라인 등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신규 컨테이너선 인도가 이뤄지면 극심한 수급불균형이 심화돼 결국 운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해운업황 특성상 이러한 운임 하락은 상당히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하림이 최종 협상을 거쳐 HMM을 품게 되더라도 인수 이후 회사 운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하림그룹은 지난달 HMM의 경영권 매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자금 능력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림이 써낸 HMM 인수가는 6조4000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현금동원력이 1조6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결국에는 매수 협력사인 JKL파트너스의 자금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10조원에 달하는 HMM의 보유 현금을 배당 등을 통해 확보한 후 매각대금 등을 갚는데 쓸 것이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HMM 해원노조 역시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투명하게 보장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하림그룹은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HMM의 유보금은 현재의 불황에 대비하고 미래경쟁력을 키우는데 최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배당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최종 협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결과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그간 최종 협상 과정에서 인수조건 변경 요구 등으로 무산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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