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정용태 기자@이코노미톡뉴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크게 늘고 있어 경기 부진에 따른 후유증이 경제의 약한 고리에서부터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10월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년 동월대비 0.19%p 상승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3분기 말 상각 및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 등응로 전월 대비 1.7조원 감소했지만 신규연체 발생액은 2.4조원으로 전월 대비 0.2조원 증가했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2022년 10월 1.2조원에서 지난해 10월 2.4조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 연체율은 2022년 0.06%에서 지난해 7월 0.09%, 9월 0.10%, 10월 0.11%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에 비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전월말 0.42% 대비 0.06%, 전년 동월말 대비 0.22%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9%로 전년 동월말 대비 0.12%p 상승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5%로 0.25%p 늘었다. 

같은 기간에 중소법인 연체율은 0.59%로 0.22%p 상승하면서 중소기업과 법인의 연체율이 크게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51%로 0.29%p 증가하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년 동월대비 0.15%p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연체잔액 증가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은행업종 연체채권 잔액은 작년 10월 말 9.6조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92%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매월 신규 연체가 전년 동월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연체채권 정리 규모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업 연체잔액은 전년 동월대비 9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대기업 연체잔액은 전년대비 두달 연속 200% 증가했지만 0.5조원대로 규모는 작은 상태다. 

자영업자 연체는 증가율이 고점으로부터 하락 중이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의 2배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특히 법인 중소기업의 연체는 전년대비 71% 증가해 2015년 8월 데이터 추산 이래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감원은 신규연체 확대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건전성 약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의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 정리 확대를 지속 유도할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저 효과에 따라 가계 연체율은 ‘상승폭의 정체’를 나타내고 있지만 법인 기업의 연체는 여전히 가파르게 증가했다"면서 "11월 이후 나타난 금리 하락은 연체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나, 통상 금리와 건전성 지표 간에 시차가 존재함을 고려하면 연체율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법인 중소기업의 연체는 여전히 증가 속도가 높아지고 있고, 대기업 연체 또한 증가 전환됐다"면서 "연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은 높아진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 확대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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