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나흘만에 1조원대 대환대출 완료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정용태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 2018년 10월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2억7000만원을 혼합형 5년 고정금리 6.2%, 만기 30년으로 받은 차주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혼합형 5년 고정금리 3.8%, 만기 20년으로 대출을 바꿔 매월 원리금 상환액을 13만원 줄였다.

# 2023년 4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만기 40년, 혼합형 5년 고정금리 4.2%에 받은 차주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금리를 3.6%로 낮춰 매월 원리금 상환액이 19만원 감소했다.

비대면으로 기존 아파트 담보대출을 낮은 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차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객을 놓지지 않기 위한 은행 간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1000조원 규모의 주담대 시장을 놓고 지각변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16일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4일간 대출비교 플랫폼 및 금융회사 자체 앱을 통해 기존 대출을 조회한 차주는 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만8000명이 여러 금융사 신규 대출 상품 조건을 확인하고, 가장 유리한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사의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앱을 통해  금리유형이나 상환방식 등 대출조건 선택과 약관 동의, 서류 제출 등 신규 대출 신청을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보다 낮은 금리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완료한 차주는 총 5657명, 대출 규모는 1조307억원에 달한다.

신규 대출 금융사가 기존 대출 금융사로 대출을 상환해 대출 갈아타기의 모든 과정이 완료된 차주 16명(대출액 36억원)의 평균 금리 인하폭은 1.5%p,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절감액은 337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출시 나흘만에 1조원이 넘는 대출전환 수요가 몰린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급증하는 가계대출 규모를 감안할 때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3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5조12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37조 원 늘었다.

지난해 대출 증가는 정책 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권 주담대가 연간 51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는 2022년 주담대 증가 규모인 20조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이 연중 높은 수요를 보이며 전체 은행 주담대 증가분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로 1000조원이 넘는 주담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환대출 서비스 금리 하단은 연 3.65~3.82%으로 지난해 최고 금리가 연 7%를 넘었던 것과 비교할 때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3.483%, 3.63%의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시중은행 고객들을 타깃으로 고객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리인하 외에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사 스타뱅킹 앱에서 주담대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들에게 첫 달 대출 이자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자사 앱 '신한 쏠(SOL)뱅크'나 영업점을 통해 대환대출을 신청한 고객 중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까지 마이신한포인트를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오는 3월29일까지 '하나원큐 아파트론 갈아타기'로 신규 대출을 받은 고객 2000명에게 하나머니를 인당 최대 7만5000까지 지급한다.

한편 가계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오는 31일부터 전세대출까지 확대될 예정이어서 금융사와 대출비교 플랫폼 간의 고객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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