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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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하림그룹이 지난해 말 국내 최대 해운사 HMM(구 현대상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더 많았다. 특히 하림이 HMM 인수대금으로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후에는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유상증자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가도 지난달 18일 이후 20% 정도 하락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이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를 준비 중인 가운데, 6조4000억원의 매각대금 중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JKL파트너스가 투자할 자금과 금융권에서 빌릴 인수금융을 제외하고 하림이 감당해야 할 인수대금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전체 유동성 자산이 1조3000억원대에 불과해 인수대금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자금력이 부족한 팬오션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되면 HMM 인수에 따른 희생양은 오롯이 팬오션 주주의 몫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문제는 하림이 최종적으로 HMM을 품에 안게 되더라도 이미 예견된 해운 불황의 여파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최근 호황기를 지나오면서 선박 주문이 증가했고 올해 출고될 선박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에 따른 해상운임 하락과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명확한 해운업 특성상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은 대체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어진다”면서 “HMM이 호황기에 쌓아 놓은 유보금으로 버텨 나갈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대금 조달도 원활하지 않은 하림이 불황기에 HMM을 잘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 HMM 해원노조 단체협상 결렬 통보…하림 인수에 파업 예고로 대응


HMM 해원노조는 지난 16일 사측에 2023년도 단체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지난해 10월 13일 1차 교섭을 시작으로 7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정년연장, 통상임금 재산정 등 논의한 안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고 1~2차 조정 이후에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HMM 매각 이슈와 관련해 향후 노조 행보도 주목된다. 해원노조와 육상노조로 구성된 HMM 노조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매각 관련 대국민 검증 토론회’를 열고 하림의 부적격성을 지적하는 등 매각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해원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하림의 인수 가격이 6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협상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서 “과도한 인수금융이나 무리한 팬오션 유상증자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현금 유동성이 떨어진 하림이 HMM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육상노조는 매각 이슈와 관련해 이달 말게 1차 협상 결과에 따라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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