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해운 불황 ‘이중고’…재매각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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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매각 무산 이후 해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불과 1년 만에 급감한 데다 업황 특성상 단기간에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HMM의 재매각이 빠른 시일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HMM은 지난해 매출액 8조4010억원으로 전년 18조5828억원보다 55% 감소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849억원을 기록해 전년 9조9494억원 대비 94% 줄어들었다.

HMM의 영업이익 급감은 해운 불황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 및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 등에 따라 미주·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료가 전년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해상운송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평균 3410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평균 1006포인트로 약 71% 급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업황 특성상 HMM의 실적 회복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글로벌 소비 위축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MM의 실적 부진과 해운 불황이 맞물린 가운데, 업계에서는 HMM의 재매각 추진이 연내에 진행되기는 어렵고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하림·JKL컨소시엄이 제시했던 수준의 6조4000억원 수준의 인수대금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HMM 실적 부진을 비롯해 상당 기간 침체가 우려되는 해운업황 등을 이유로 새로운 인수 후보자는 훨씬 낮은 금액으로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림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했던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영구채는 중도 상환일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내년까지 HMM 주식으로 전환된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새 인수 후보자 찾기가 수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HMM은 매각 과정과는 별개로 우선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원가 절감에 나서는 등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1년 발주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올해 인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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