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조정흐름 불가피, 옥석가리기 필요"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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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태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들어 급등했던 은행주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에 상장된 10개 은행의 주가와 연계하는 KRX은행 지수가 지난 14일 기준 776.57를 기록하면서 한달 새 12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주는 상승 탄력이 약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올 들어 4만8900원에 저점을 형성한 뒤 지난 13일 7만1100원으로 고점을 찍고 6만5000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동안 신한지주는 3만6000원대에서 4만5750원까지 급등한 뒤 4만3000원대에서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4만2000원대에서 5만730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하면서 5만3000원대로 밀리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1만5000원대를 찍은 뒤 1만4000원대로 밀린 상태다.

올 들어 은행주가 급등했던 요인은 은행권의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가 이달 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대한 주가 부양 의지를 밝히면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배당절차를 개선해 기준일을 2월 말로 변경하면서 작년 결산 배당과 1분기 배당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는 은행주에 훈풍이 불었다. 

증권업계에서는 배당 확대와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은행주가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를 시총 비중 정도 또는 시총 비중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은 향후 흐름을 좀더 지켜보겠지만 은행주 보유 비중이 적었던 투자자들의 경우는 지금이라도 추격 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이 클 것"이라면서 "단기 주가 상승 폭이 워낙 큰데다 2023년초 얼라인의 주주환원캠페인으로 촉발된 주가 상승 당시에도 이후 규제 발생으로 주가가 다시 크게 하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PBR이 약 0.37배로 현저한 저평가 상태에 있어 최근 상승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은 편이어서 PBR이 더 상승한다고 해도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기대 심리는 한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되지만 단기 조정 흐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주 주가 상승 지속성의 여부는 결국 외국인에게 달려 있음. 당분간 외국인 수급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환경의 어려움에도 최근 은행업종의 주가 추세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정책적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논의와 맞물려 은행들이 이전 대비 크게 높아진 총주주 환원율을 제시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이 중장기적으로 40~50% 수준의 총 주주 환원율을 제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주주 환원은 점진적인 확대 추세가 어느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은행주의 주가 상승세의 지속 가능 여부는 우호적이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이 제한될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설용진 연구원은 "여전히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이슈 및 국내 경기 둔화 흐름등 한국 은행업종의 건전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거나 주주 환원 확대가 제한되는 등 영향으로 실망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견조한 이익 체력 및 자본 버퍼를 보유한 대형 시중은행지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밸류 주식의 일률적인 상승 이후에는 ROE 제고의 가능 여부를 놓고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DPS의 지속 확대는 배당금액의 증가가 아닌 자사주 소각을 통해서도 실현 가능하며, 자사주 정책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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