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만났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루 전 입국한 저커버그는 지난 28일 여의도 LG전자를 찾아 조 대표 등과 오찬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권봉석 LG 부회장을 비롯해 박형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등도 참석해 차세대 XR(확장현실) 디바이스 협업 방향과 AI(인공지능) 개발과 관련 미래 협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조 대표는 저커버그와 회동 후 “메타와 함께 만든 XR 기기를 내년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또 이날 오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AI반도체와 XR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와 이 회장은 하버드 동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저커버그는 AI, XR 등 한국의 최첨단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LG와 삼성을 비롯해 국내 AI와 XR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도 잇따라 만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타는 최근 기존 AI를 뛰어넘는 차세대 AI 구축계획을 밝혔고, 이에 핵심 부품인 AI칩 확보 방안을 놓고 삼성전자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저커버그의 방한에 대해 향후 10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AI 시장에서 메타가 애플을 제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진출한 메타는 지난해 말 최신 MR(혼합현실) 헤드셋인 ‘퀘스트3’을 출시한 바 있다.

최근 애플이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세계 가전 강자인 LG전자 등과 협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계에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몇 개 안 된다. 특히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강자들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울러 AI와 XR 등 차세대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의 국내 기업들과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