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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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태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감독원이 예상 손실액이 6조원에 달하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에 대한 배상 기준안을 내놓은 가운데 해당 은행들이 손실배상을 하더라도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홍콩 H지수 ELS의 투자자 손실 배상 관련,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판매금융사는 투자자의 손실에 대해 최저 0%~100%까지 배상해야 한다. 배상비율은 판매사 요인에 투자자별 가감 요인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업계에서는 실제 배상비율이 40% 내외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ELS 손실배상 규모가 예상을 웃도는 규모이지만 은행들의 주주친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은행주에 대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ELS 손실배상 규모는 작지 않지만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주주친화정책 을 강화하는데 어려움 없을 전망"이라며 "손실 반영 후에도 ROE 대비 PBR이 낮은 수준이고,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별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손실배상액 추정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겠지만 주주친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축적된 자본 덕분에 손실배상에도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상당폭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ELS 만기도래 규모는 KB금융 6.15조원, 신한지주 2.34조원, 하나금융 1.4조원으로 예상된다. 분쟁조정기준안을 감안해 40%의 배상비율을 적용할 경우 배상손실 추정치는 KB금융 1.07조원, 신한지주 3500억원, 하나금융 2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2023년 실적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많았기 때문에 손실을 반영해도 신한지주 5.3%, 하나금융 5.1%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망된다"며 "KB금융은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면 4.6% 영업이익 감소가 전망되지만 주주환원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KB금융은 8만8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신한지주의 목표 주가는 기존 5만6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별 전수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최종배상비율은 약 30~35% 내외로 전망된다"며 "자율배상 규모를 KB금융 7000억~8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하나금융 2500억원 등으로 반영해 이익추정치를 세전 기준 약 1.3조원 감소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4년 예상 순익은 KB금융이 기존 5.12조원에서 4.64조원, 신한지주는 4.80조원에서 4.57조원, 하나금융은 3.83조원에서 3.65조원으로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손실 배상 영향으로 은행의 순익은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DPS는 낮아질 전망이지만 주주환원율은 큰폭으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올해 분기 균등배당액을 결정한 신한지주는 순익이 기존 예상보다 감소하더라도 DPS 변화가 거의 없겠지만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는 순익이 예상보다 적어지면서 DPS도 기존 전망치보다는 다소 낮아질 공산이 크다"면서 "다만 예상 순익이 수천억원씩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오히려 상승하게 되고, 계획하고 있는 자사주매입·소각 규모가 손익 변화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진행될 경우 자사주소각률도 크게 상승해 총주주환원율이 큰폭 상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 연구원은 은행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KB금융은 7만3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신한지주는 4만8800원에서 6만2000원, 하나지주는 6만2000원에서 8만2000원, 우리금융은 1만4710원에서 1만9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한편 ELS 손실배상을 위한 은행권의 자율배상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 H지수 ELS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등을 보고한 뒤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논의를 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ELS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를 거칠 예정이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된 ELS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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