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부동산PF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정용태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건설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총선 이후 PF 사업장과 건설사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증권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사의 부실이 눈에 띄게 확대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금융권 부동산PF 잔액은 135.6조원으로 같은 해 9월 말 대비 1.4조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과 증권이 각각 1.8조원, 1.5조원 증가한 반면 보험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및 여전사 등은 각각 1.3조원, 3000억원, 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70%로 9월 말 대비 0.28%p 상승했다. 특히 저축은행 연체율이 1.38%p로 가장 크게 늘어나고 은행과 여전사도 각각 0.35%p, 0.21%p 상승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고, 과거 위기 대비 연체율과 미분양이 크게 낮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금융위 측은 "건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금융회사가 PF 부실에 대한 충분한 손실흡수 및 리스크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HUG‧HF의 PF사업자대출 보증, PF-ABCP 대출전환 보증, 캠코 정상화지원 펀드, 채안펀드,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 PF 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위기설 진화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 미치는 악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국내외 부동산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투자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60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7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었지만, 일부 증권사의 배당금 등을 반영한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20.2% 줄어든 3조5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등 IB 부문 수수료가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한데다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로 인한 대손상각비용과 자금조달 비용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동산PF 연체율이 급증한 저축은행 업계도 실적악화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손실은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권이 이같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3 회계연도에 기록한 5089억원 적자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 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이자이익이 줄고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PF대출과 가계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린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조8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50.5%) 증가했다.

보험업계도 PF 대출 건전성 악화로 부실채권 비율이 급증했다. 

보험사의 지난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2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3000억원 줄었지만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0.74%로 전년 대비 0.51%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비율은 1.04%p 늘어난 1.3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부동산 PF 건전성 악화로 인해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비은행 금융권의 PF 대출 부실에 따른 건전성 악화에 주목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의 경우 (부동산PF) 대출잔액은 감소했으나 연체잔액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연체잔액의 증가와 연체율 상승이 모두 가파른 속도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연체잔액은 여전사 2.0배, 저축은행 3.1배, 증권사 2.3배, 상호금융 31.8배로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유의미한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간에 금융권의 부실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과 보험의 경우 선순위 대출이 많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보증 설정 비중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 수준에서는 단기간 내 부실화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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