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월호]

감쌈과 숨김

거짓은 반복성 있다

손바닥 펴고 보면 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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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重謙 (김중겸 현 ()에스원 감사, 치안&정보관리Partner. (인터폴 부총재, 충남경찰청장, 경찰청 사 국장 역임))

시끄럽지만 훌륭한 일자리

오른 쪽에 자리한 사람이 아침이면 시끄럽다. 왜 일이 그리 되었느냐, 어떻게 했느냐, 전화통에 대고 떠든다. 매일 그렇다. 거 참 시끄럽다 하면서도 그 양반 일이라 그냥 지냈다.

사무실 재배치가 있었다. 그 사람이 한 칸 건너 더 오른 쪽으로 가게 되었다. 조용함을 맛보려니 했다. 이게 웬 일인가. 더 시끄러운 사람이 왼쪽에 바짝 책상을 붙였다.

한 술이 아니라 두세 술 더 뜨는 형국이다. 하루 종일 시끄럽다. 거기다가 화통 삶아먹은 목소리다. 야리꾸리 한 반 토막 일본말까지 가끔 지껄인다. 고역이다.

그래도 참고 넘기는 건 분명한 일처리 자세가 훌륭해서 이다. 잘 한 건 잘 했다. 못한 건 잘못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일에 관한 한 내 식구 감싸기가 없다.

LG전기밥솥 리콜 좋았다

감싸기란 좋기도 하지만 나쁜 점도 있다. 나쁜 점이 더 많을 것이다. 예컨대 개인적인 흠이나 인간적인 약점 같은 건 감싸는 게 좋다. 그러나 일에 관해서는 곤란하다.

최근 결함을 감춰서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문제가 되었다. 결국 문 닫아야 할 판이다. 자동차란 생명을 운반하는 도구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86년부터 숨겼다니 자업자득이다.

반면에 엘지전자가 전기밥솥의 폭발과 관련하여 취한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대대적인 알림을 통하여 회수에 나섰다. 브랜드의 상처보다는 신뢰가 무한 상승했을 것이다.

납치사건 처리과정은 좀

지난 6월에 이라크에서 김선일 씨가 피살당하였다. 안타까운 일이다. 납치 여부를 에이피 통신이 외교통상부에 전화 확인한 것이 쟁점이 되었다.

외교통상부의 자체 조사결과는 좀 모호하다. 공보관실의 사무관은 전화를 받은 기억이 있다 했다. 아중동국의 사무관은 전화를 받은 것도 같다 했다.

그러나 이 발표는 냄새가 풀풀 난다. 언론업무 담당 사무관 치고는 너무 무디다. 지역 담당 사무관으로서도 너무 감각이 없다.

이라크가 지금 어떤 지역이냐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 납치에 대하여 외신이 물어온 사실을 그냥 넘겨버리고 말았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선 보고를 했어야 했다. 아울러 일을 하려고 자리를 차지한 자라면 당연히 여기저기 확인했어야 했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을 넘어서 송장이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조사가 그 모양 그 꼴이라면 참으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내 식구 감싸기의 전형이다. 악습으로라도 조직을 보호하련다는 악행이라 할 것이다.

진실은 빛내지 않는 법

감쌈으로서 숨김과 감춤이 가능하리라고들 쉽게 생각한다. 진실은 빛을 내지는 않는다(眞光不輝).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빛을 더 낸다(眞光益輝). 외면하는 아둔함이다.

똥은 덮어도 냄새가 난다. 칠수록 튀어 오른다. 건드릴수록 구린내만 난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털어 놓는 게 정도이다. 현명한 방법이다.

당장은 두드려 맞는다. 그러나 단 한 번에 그친다. 거짓은 반복성이 있다. 한 번 거짓은 둘 셋으로 이어진다. 비난은 회수가 많아진다. 그 강도도 심해진다.

CVIH(Complete, Verifiable & Irreversible HONESTY ;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정직성)는 상식이자 원칙이다. 손바닥 펴면 바로 길이 보인다(手舒有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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