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월호]

식량안보와 환경보존

농업지원 오해 마세요

농협조사 연구소, 올바른 농업관 강조

홍수예방, 수원확보 등 연간 공익 24

농협조사연구소는 농업이 식량공급 역할을 넘어 환경보전, 국토 균형발전, 농촌고용, 전통문화 계승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식량안보와 함께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고려한 올바른 농업관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연구소는 농촌진흥청이 마련한 농업, 농촌의 다원적 기능자료를 인용하여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2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논밭이 춘천댐 19배의 저수기능

이에 따르면 농업의 연간 환경보존 가치는 논농사 189천억원, 밭농사 52천억원 도합 24조 원이 넘는다. 논농사의 경우 홍수예방 가치 연간 129천억원, 수자원 함양 38천억원, 대기정화 및 토양유실 방지 22천억원에 달한다. 밭농사는 기후순화 및 대기정화 26천억원, 토양보존 및 폐기물 처리 96백억원, 홍수예방 37백억원, 수자원 함양 785억원, 휴양처 제공 12천억 원 등으로 계산된다.

농업의 환경보존 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은 논둑이 빗물을 저장하여 거대한 댐과 저수지 역할로 연간 춘천댐 저수량의 19배를 함양하므로 이를 댐 건설비용으로 환산하면 13조원에 달한다는 논리이다. 또 논과 밭에 물이 고이면 오염물질이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수질을 정화시키며 광합성 작용으로 연간 2160만톤의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여 공기를 정화시킨다는 논리이다.

또 농촌이 고용을 증진시킨다는 뜻은 이농이 촉진되어 도시로 몽땅 이주하면 도시화 문제를 가중시킨다는 뜻이며 농촌이 살아야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이다.

사시사철 푸른 야채와 과일

농협조사연구소는 올바른 농업관 정립을 위해서는 농업 지원에 대한 오해를 풀고 농업이 유망한 미래산업임을 인식하여 농업발전을 위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비교우위론을 신봉하면 농업은 평가 절하된다. 농업부문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판하는 것은 농업이 특성을 이해 못하고 오해한 탓이다.

선진국들은 자국의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70년이 넘게 장기간 농업투자를 늘려 왔으며 지금도 다양한 보조 정책으로 농업을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이에비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경지정리와 유통시설 등 농업 인프라에 투자한 단계이기 때문에 지원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의 농업은 자연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유망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농업도 기술집약과 규모확대가 진전되어 시설채소와 과수, 화훼 등이 급성장하고 있고 사시사철 푸른 야채와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전국민 우리농업 사랑운동

이제 우리농업을 식량안보와 공익적 기능으로 재인식하여 도시와 농촌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자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협이 지난 23년부터 농촌사랑운동을 전개하자 많은 기업체와 소비자 단체마저 참여하기 시작했다. 농촌 사랑운동은 11촌 자매결연, 도시민 제2고향 갖기 운동, 우리농산물 소비촉진 운동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자체, 공기업, 학교, 병원, 종교, 사회단체가 동참하고 있으니 희망이 보인다.

앞으로 언론계가 더운 관심을 갖고 농업과 농촌에 대한 국민적 애정을 결집시키고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농업관을 심어 주도록 더욱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농업인들은 개방화에 대응하여 외국산과 경쟁할 수 있는 우리농산물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동서고금 농업관 변함 없다

농협조사연구소는 우리의 올바른 농업관을 강조하기 위해 영국의 잘못된 경험을 교훈으로 제시한다. 일찍 산업혁명을 일으켜 선진공업국으로 부상한 영국이 농업을 쇠퇴시켜 식량을 수입하다가 세계1차 대전으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으며 2차대전 후 농업투자를 늘려 70년대 후반에야 자급할 수 있었다.

예로부터 동서양 농업관의 근본이 다르지 않았다. 동양에서는 공자가 식()()() 셋 중에서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식량이 군사력보다 중요하다 했고 손문은 식량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농민 스스로 증산토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서양에서는 기독교 사상이 농민을 신의 선택받은 사람이라 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발전 없이 후진국이 선진국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농업관은 국가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삼는다”(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는 세종대왕의 통치이념으로 충분히 설명된다. 세월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어도 이같은 근본은 바꿀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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