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9월호]

경쟁력 없는 대학 양산2011-04-10_145632.jpg

대학 혁신은 차별화다

삼성경제. 연구중심, 교육중심 등 선택

대학 자율성, 총장 혁신 리더십 구축

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대학혁신이 절실하다. 삼성경제연구소 CEO Information은 우리나라 대학이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취약하여 IMD 조사에서 국가경쟁력은 29위이나 대학교육 경쟁력은 52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편일률적 대학 생존 위기

이 보고서는 일류대학 따라 하기로 경쟁력 없는 천편일률적 대학들을 양산하여 이것이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대학은 서열중심의 구조 하에서 일류대학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안주하고 중하위권은 일류대학 예비학생들을 공급 받는데 만족해 온 경향이다. 이는 입학성적 위주의 학생선발, 학습자보다는 교수 중심의 교육, 대동소이한 전공분야 및 커리큘럼 등에도 원인이 있다.

국내 대학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석·박사, 종합대학에 치우쳐 대학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또 전공과목의 경직성, 교과과정의 획일성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안고 있으며 지금은 경쟁력 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른 대학혁신의 출발점은 전략 차별화이다. 대학의 공급초과 시대에는 시장에서 선택 받을 수 있는 차별화의 소구점(Appeal point)을 제공해야만 생존이 가능해진다.

연구중심과 교육중심 대학

차별화 전략선택은 연구중심과 교육중심, 종합대학과 집중화대학, 전국기반과 지역기반 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은 세계 수준의 연구로 지식창출과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고 교육중심대학은 양질의 교육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

연구중심대학의 성공요인은 세계 수준의 연구역량을 지닌 교수의 확보이다. 출신학교와 국적에 상관없이 연구역량을 기준으로 교수를 채용해야 한다.

교육중심대학은 학생지도와 강의력을 겸비한 교수확보가 중요하다. 펀드를 조성하여 객원교수나 게스트 스피거를 초빙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은 세계 수준의 연구 성과를 통해 학교의 명성을 구축하고 우수학생을 유치한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실에 지원하는 외국인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교육중심대학은 성공한 동문에 의해 구축된 명성으로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 Williams College의 명성은 오랜 역사와 성공한 동문에게서 나오며 이를 우수학생 유치에 활용하기 위해 동문관리에 철저하다.

연구중심대학은 지식의 발견과 창조가 최우선이고 교육중심대학은 지식 전달이 연구보다 우선이다.

성균관대학교는 연구 실적이 우수한 교수에게 금전적,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국내 최고나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교수를 선발하여 강의 책임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주고 연간 3천만원 이상의 특별연구비 및 교수채용 요청권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종합대학과 집중화대학

종합대학은 다양한 학문의 수평적 협력을 강조하나 집중화 대학은 학사, 석사, 박사 학위 프로그램간의 수직적 협력에 비중을 두는 학제로 운영된다.

WilliamsColumbia 대학과 연계하여 3-2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Williams에서 3년간 인문교육을 받은 후 Columbia 대학으로 진학하여 2년간 엔지니어링 교육을 받는다.

종합대학은 Mentor프로그램, 집중화대학은 Tutorials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숙명여대는 학부제 도입 후 학생지도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숙명 Mentor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기업 임원급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 동문 및 교수가 Mentor로 활동한다.

Williams대학은 옥스퍼드대학 스타일의 Tutorials프로그램을 운영한다. Tutorials는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증진, 학생의 발표력 향상,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 및 토론방법 등을 가르치기 위해 시작했다. 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수로 구성되어 한 학생이 발표하고 다른 학생은 비평하며 교수는 두 학생의 학습과정을 보고 과제를 제시한다.

전국기반과 지역기반 대학

전국기반대학은 특정지역과 관련이 없지만 지역기반대학은 지역 밀착형 대학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다.

전국기반대학은 글로벌교육 또는 연구중심 대학이나 지역기반대학은 지역거점 역할을 수행함으로 실무교육과 응용 R&D 역량이 풍부한 교수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다.

지역기반대학은 교수와 산업현장 전문가와의 경제를 타파해야 한다.

·현직 실무 전문가를 객원교수로 활용하여 현장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대표적인 클러스터 중심대학인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들의 산업체 근무경력이 평균 9.5년이다.

지역기반대학은 지역전략산업 분야 또는 교육과정 특성화에 주력하게 된다. 위스콘신 주립대학은 지역주력산업인 낙농과 관련된 연구에 강점이 있다.

응용연구를 교육과정으로 흡수하는 프로세스 특성화에도 주력한다. 가나자와 공대의 공학설계교육과 미국 RIT‘Core Program’, 동서대의 프로젝트식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RITCore 프로그램은 5년 과정으로 구성되어 과정 수료 후 산업체에서 곧장 일할 수 있게 교육시킨다. 처음 2년은 학교 교육, 다음 3년은 현업근무와 학교 교육의 병행이다. 엔지니어링 전공 학생들은 전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1300개 업체가 이를 지원한다.

대학교육 규제가 폐지돼야

대학교육의 차별화 전략을 위해서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시장원리, 경쟁원리의 작동을 위한 규제개혁과 정보공개가 우선이다.

입시, 정원, 등록금, 학과 및 전공, 교수선발 등의 규제가 폐지되고 대학교육 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기업이 실질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대학정보가 공개돼야만 한다.

대학의 종합평가 및 인증제도도 개선돼야 한다. 현행 언론사와 대교협의 대학종합평가는 모든 대학에 획일적인 평가지표를 적용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자면 유형별 특성에 적합한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차등 적용해야 한다.

공학교육 인증제도, 고등교육평가원 등을 인문사회분야로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공학교육인증제는 988월 한국공학교육 인증원 설립 후 교수진, 교육 프로그램, 학생, 행정지원 등 교육중심의 기준으로 공과대학들을 평가한다.

국립대학의 지배구조 개혁

국립대학의 법인화와 시·도립대학 전환으로 경쟁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 지역산업과 연계되는 교육을 촉진하려면 지역의 대표적 국립대학 네일밸류로 버티게 해서는 안 되고 경쟁의 압력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국립대학의 법인화와 지방 국립대의 시·도립대학 전환은 일본의 국립대 법인화, 산자부와 노동부가 출연한 한국산업기술대학과 한국기술교육대학이 성공사례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시스템 모델은 1960년 유사한 학과로 경쟁하던 대학들을 설립 목적에 따라 3개 대학 시스템으로 특성화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은 연구 활동을 중시하여 박사학위 과정에 역점을 둔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시스템은 산업 활동에 참여할 인재양성을 목표로 삼고 캘리포니아 Community College 시스템은 산업인력 공급 및 4년제 대학 편입과정 교육을 목표로 2년제로 운영한다.

법인화와 시·도립대학 전환은 교육 자치와 분권화가 전제조건이다.

지역사회와 공생 생태계 형성

폐쇄적 상아탑에서 지역사회와 산업계와 교류하는 생태계 관점에서 대학 역할이 재정립 돼야만 한다. 산업 클러스터 중심대학을 지정, 육성하여 혁신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공학교육은 산업 클러스터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명 산업단지 내 또는 주변지역으로 공학대학 이전을 유도하고 희망대학에게는 집중지원 할 필요가 있다.

일류대학 투자 일변도에서 신산업 분야와 지방의 신흥 교육중심 대학에 투자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재정확충을 위해 학생 1인당 공교육비를 경쟁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되 효과적 배분과 엄격한 성과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대학의 재정운용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학 자산의 수익성 확대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장의 혁신 리더십 구축

직선제 총장 선출방식을 개선하고 임기를 대폭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일반적 총장 선출 방식은 Search Committee가 후보자를 선발하여 대학 이사회가 선임한다. 총장 임기는 하버드, 스탠포드 등이 대부분 10년 이상이다.

교수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여 분야별 최고 교수를 채용하고 최고의 성과 창출, 명성과 재원 마련, 다시 최고 교수 추가 확보, 인프라 구축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

철저한 성과중심의 승진, 재임용 및 정년보장 등이 이뤄져야한다.

행정시스템도 교수와 학생을 위한 고객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행정 전문화와 성과중심의 보상체제 구축으로 교직원의 직무요건도 체계화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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